박기획관은 따라서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서는 주범격인 최씨를 검거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호씨와 최씨의 정체는….
“호씨는 서울 H대 영어과를 중퇴한 뒤 은행과 외국계 회사에서 오래 근무했다. 영어와 불어 실력이 뛰어나다. 90년대 들어 알스톰사 일을 도와주게 됐고 고속철도 사업체가 결정된 뒤 알스톰사 한국지사장과 결혼했다. 최씨는 K대 정외과 출신으로 70년대 말 미국으로 건너간 미국 영주권자다. 미국에서는 부동산중개업과 건물 리모델링 사업을 했고 국내에서는 정치판에서 활동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어떻게 알게 됐나.
“둘 다 역술인 H씨와 친했고 H씨가 실력 있는 로비스트를 찾고 있던 호씨에게 단골인 최씨를 소개했다.”
―최씨는 국내에 있나.
“외국으로 나간 흔적은 없다. 출국 금지를 해놓은 상태다. 이 사건과 관련해 다른 출금자는 없다.”
―이 사건을 지난해에도 수사하다가 중단했다고 하던데….
“최씨가 잡히지 않는데다 (로비의혹의) 결정적 증거를 찾을 수 없어 한때 중단됐다. 그러나 최씨와 호씨의 공소시효가 조만간 끝나기 때문에 수사를 더 이상 늦출 수 없었다.”
―알스톰사와 두 사람간에는 약정이 있었나.
“일이 성사되면 사례금 명목으로 총 수주액의 1%를 받기로 계약이 돼 있었던 것 같다.”
―알스톰사도 수사대상인가.
“아니다. 알스톰사 입장에서는 적법한 홍보 대가를 준 것이다. 알스톰사가 법을 어긴 것은 없다고 봐야 한다. 최씨와 호씨가 불법적인 로비를 했느냐가 수사의 초점이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