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V로비의혹 大檢 문답]"최만석씨 국내선 정치판 활동"

  • 입력 2000년 5월 9일 23시 33분


‘고속철도 차량선정 로비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 박상길(朴相吉)수사기획관은 9일 “구속된 호기춘씨는 수배중인 최만석씨(59)가 모든 걸(로비) 했다고 진술하고 있을 뿐 최씨가 어떤 로비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기획관은 따라서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서는 주범격인 최씨를 검거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호씨와 최씨의 정체는….

“호씨는 서울 H대 영어과를 중퇴한 뒤 은행과 외국계 회사에서 오래 근무했다. 영어와 불어 실력이 뛰어나다. 90년대 들어 알스톰사 일을 도와주게 됐고 고속철도 사업체가 결정된 뒤 알스톰사 한국지사장과 결혼했다. 최씨는 K대 정외과 출신으로 70년대 말 미국으로 건너간 미국 영주권자다. 미국에서는 부동산중개업과 건물 리모델링 사업을 했고 국내에서는 정치판에서 활동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어떻게 알게 됐나.

“둘 다 역술인 H씨와 친했고 H씨가 실력 있는 로비스트를 찾고 있던 호씨에게 단골인 최씨를 소개했다.”

―최씨는 국내에 있나.

“외국으로 나간 흔적은 없다. 출국 금지를 해놓은 상태다. 이 사건과 관련해 다른 출금자는 없다.”

―이 사건을 지난해에도 수사하다가 중단했다고 하던데….

“최씨가 잡히지 않는데다 (로비의혹의) 결정적 증거를 찾을 수 없어 한때 중단됐다. 그러나 최씨와 호씨의 공소시효가 조만간 끝나기 때문에 수사를 더 이상 늦출 수 없었다.”

―알스톰사와 두 사람간에는 약정이 있었나.

“일이 성사되면 사례금 명목으로 총 수주액의 1%를 받기로 계약이 돼 있었던 것 같다.”

―알스톰사도 수사대상인가.

“아니다. 알스톰사 입장에서는 적법한 홍보 대가를 준 것이다. 알스톰사가 법을 어긴 것은 없다고 봐야 한다. 최씨와 호씨가 불법적인 로비를 했느냐가 수사의 초점이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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