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소송의 심리과정에서 간접흡연의 피해 인정 여부 및 인정 범위에 대해 법원이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유사한 간접흡연 피해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미국에서는 플로리다주에서 운항하는 비행기의 승무원 노르마 브로인 등 6만여명이 탑승객들이 핀 담배로 인한 간접흡연 피해를 배상하라며 담배제조사인 필립 모리스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내 97년 10월 3억달러(약 3300억원)의 손해배상합의금을 받아냈다.
90년대 초부터 여론의 뜨거운 관심을 모으며 진행된 이 간접흡연 피해소송은 이후 미국 항공기 및 공공건물 내의 ‘완전 금연’을 앞당겨 시행하는 기폭제로 작용했다.
김씨 유족들은 소장에서 “사망한 김씨가 술 담배를 입에 대지 않았음에도 지병인 천식이 악화한 것은 고객의 담배연기로 실내 공기가 나빠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또 “간접흡연이 업무상 과로와 함께 지병악화의 원인이 된 만큼 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않아 유족급여 등의 지급을 거부한 공단의 처분은 부당하다”고 덧붙였다.
담배소송을 진행중인 최재천(崔載千) 배금자(裵今子)변호사는 “간접 흡연의 피해가 직접 흡연보다 심하다는 일관된 연구보고서가 발표된 지 오래다”며 “이번 소송이 담배 제조회사를 상대로 한 직접 손해배상소송은 아니지만 미국에서와 같이 흡연자가 ‘담배 필 권리’를 주장하기에 앞서 ‘간접 흡연의 피해자’가 있다는 것을 사회적으로 인식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씨는 95년부터 천식치료를 받아왔는데 올 2월 초 천식이 심해져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권유받았지만 통원 치료만을 받아오다 1주일 뒤 숨졌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