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따르면 장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모은행 언주로지점 등 은행 5곳과 사채업자 하모씨(38·구속) 등을 상대로 “웃돈을 붙여 거액의 구권화폐를 몰아주겠다”고 속여 공범 윤모씨(41·여) 등과 짜고 모두 239억원대의 사기행각을 벌인 혐의다. 검찰은 “장씨가 올해 2월말 주택은행 전지점장 서모씨(48)와 예금주 김모씨에게 접근, 2차례에 걸쳐 수표 96억원을 받아낸 뒤 이 가운데 51억원을 가로챈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로써 장씨는 모두 6차례에 걸친 사기행각 중 2차례에 걸쳐 72억원을 착복했으며 나머지는 피해자들에 의해 수표가 지급정지되면서 실패로 끝난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 결과 장씨는 은행관계자 및 예금주들이 구권화폐의 실존 여부를 의심할 경우 “현직 대통령과 친척 관계인데 수천억원대의 구권화폐 관리를 위임받았다”고 속이거나 사채업계에서 자신의 지명도를 미끼로 피해자들을 현혹시켜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23일의 도피생활 끝에 17일 체포된 뒤 검찰조사 이틀째를 맞은 장씨는 수사진에 “몸이 아파 조사에 응할 수 없다”며 묵비권을 행사, 검찰수사에 응하지 않고 있어 구권화폐의 실재 여부 등 장씨의 사기행각을 밝히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