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병환자들, 무료치료 받으려 '눈물의 위장이혼'

  • 입력 2000년 5월 19일 19시 48분


만성 신장병 환자들이 무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받기 위해 '위장이혼'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신장협회 부산지부에 따르면 부산 지역의 만성 신부전증 환자 가운데 여성(1500여명)의 경우 60% 이상이 법적으로 이혼한 상태며 남성(1000여명)의 이혼율도 4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장협회측은 만성 신장병 환자들은 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돼야만 무료로 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환자 중 상당수가 생활보호대상자가 되기 위해 위장 이혼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만성 신장병 환자들은 매주 2, 3차례 혈액 속의 노폐물 등을 제거하는 투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되지 않으면 투석비와 약값 등 월 70만∼100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현재 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받으려면 4인 가족 기준으로 월수입이 93만원 이하이고 배우자나 자녀 등 호적상의 부양 의무자가 없어야 한다.

신장협회 부산지부 관계자는 "생활보호대상자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가정 형편이 어려운 환자에 대해서는 무료 치료의 혜택을 줘야 위장 이혼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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