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22일 발표한 신입생 선발방법에 따라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고교 등급화〓서울대는 고교를 성적에 따라 줄세우는 ‘고교 등급화’를 하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사실상 고교 등급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서울대는 특히 모집정원의 20% 가량을 선발하는 특별전형에서 고교별 서울대 입학자 수 등을 고려해 고교의 추천 인원을 제한할 방침이다. 서울대는 고교별 등급화의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모집단위 10개로 광역화▼
▽다단계 전형〓서울대는 현재 16개 대학 80여개 모집단위를 7개 계열 10개 모집단위로 광역화하고 모집단위별로 3단계 안팎의 다단계 전형을 실시한다. 다단계 전형이란 예컨대 1단계에서는 수능 등급을 최저지원자격으로 삼아 지원자격을 제한하고 2단계에서는 수능의 영역별 점수를, 3단계에서는 학생부의 교과목과 특별활동 등 비교과목 성적을, 4단계에서는 특기 적성 및 추천서 수학계획서 면접 등을 통해 전형하는 것을 말한다.
A모집단위의 모집인원이 100명이라면 1단계에서 10명, 2단계에서 20명, 3단계에서 30명, 4단계에서 40명을 선발할지, 아니면 모든 수험생이 1∼4단계를 거치면서 일부가 탈락하고 최종 단계에서 합격 여부가 가려질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서울대가 벤치마킹하고 있는 미국 버클리대의 경우 성적으로 모집인원의 50%를 선발한 뒤 고교의 특성 및 특기 적성으로 44%를 선발하고 체육특기생 등 독자적인 기준으로 6%를 선발한다. 서울대가 이 방식을 택할 경우 수능 성적과 학생부 성적이 입학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모집단위〓모집단위는 현재보다 광역화되지만 모집정원의 일정 비율은 미리 전공을 정해 선발한다. 예컨대 인문학부에 입학하는 신입생도 동양사학과 등 전공이 정해져 입학하는 학생과 전공 없이 입학해 2, 3학년 때 전공을 선택하는 학생으로 구분되는 셈이다.
모집단위는 학문별 특성에 따라 전형방법을 달리 한다. 인문계의 경우 언어능력이나 외국어능력에 가중치를 주고 자연계의 경우 수리탐구나 과학탐구에 가중치를 준다. 그러나 같은 자연계라 할지라도 모집단위에 따라 가중치의 비중이 달라진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일단 총점의 등급이 최저자격기준으로 활용되지만 이 것도 모집단위에 따라 다르다. 서울대는 현재 수능 성적의 상위 3%를 특차모집, 10%를 고교장추천제의 자격기준으로 하고 있어 모집단위에 따라 1등급(상위 4%) 또는 2등급(상위 11%)을 최저자격기준으로 정할 전망이다.
▼1인당 30분이상 심층면접▼
▽면접〓면접은 수험생 1인당 30분 이상의 심층면접을 검토하고 있다. 이 면접에서 추천서, 수학계획서, 자기소개서 등의 진위가 판가름나고 허위 서류를 낸 수험생은 불합격 처분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면접의 비중도 커질 전망이다.
▽추천서〓모든 수험생은 추천서가 있어야 한다. 고교 출신자는 실질적 추천권자인 교과목교사나 담임교사의 이름을 명기하기 때문에 허위 추천서를 작성한 교사는 서울대에 신뢰성을 잃게 된다. 또 재수생이나 검정고시 출신자는 재수기간 또는 공부기간에 공부과정을 평가할 수 있는 인물을 추천권자로 삼을 방침이다. 이 때문에 학원 강사도 추천권자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서울대는 각 지역에 서울대 지원에 앞서 이들이 면접을 전담하는 신뢰할 만한 인물을 선정할 계획도 갖고 있다.
<하준우기자>ha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