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부모 토막살인 시체유기

  • 입력 2000년 5월 24일 19시 37분


피해의식에 젖어 있던 명문대 휴학생이 어려서부터 자신을 멸시하고 학대했다는 이유로 부모를 무참히 살해한 뒤 토막내 쓰레기통에 버린 패륜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경기 과천경찰서는 24일 살인사건의 범행 일체를 자백한 이모씨(24·과천시 별양동)를 존속 살인 및 시체유기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21일 오전 안방에서 잠자고 있던 어머니 황모씨(50)와 아버지(60)를 살해, 토막낸 뒤 신문지와 비닐로 포장해 20ℓ짜리 쓰레기 종량제 봉투 6개에 나눠 담아 22일과 23일 여러 차례에 걸쳐 인근 중앙공원 쓰레기통 등에 버렸다. 범인 이씨는 경찰에서 “어려서부터 무시하고 구박만 해온 부모에 대해 원망을 품고 있었는데 사건 당일 양주 한병을 마시고 술김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결과 범인 이씨는 명문대 1년 휴학생으로 지난해 12월 공군제대 후 부모가 대학 등록금을 주지 않아 복학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는 또 직업군인 출신인 아버지로 인해 어렸을 때부터 자주 이사를 다녀 친구관계가 원만치 못한 데다 내성적인 성격으로 대학생활과 군생활에서도 외톨이로 지내며 항상자살을 생각해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에 앞서 24일 오전 7시30분경 과천시 별양동 중앙공원 분수대 옆 쓰레기통에서 이씨 부부의 시신 토막 중 일부를 찾아낸 뒤 이씨의 신원을 밝혀냈다.

<남경현기자>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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