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경찰서는 28일 사건 직후 문씨 집 현관 등에서 발견된 혈흔과 같은 유전자, 혈액형을 가진 부동산중개업자 권모씨(41·경기 김포시 통진면)가 범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권씨는 20일 중부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숨졌다.
경찰은 “권씨가 최근 부동산 경기침체로 수입이 없고 도박 등으로 800여만원의 빚을 져 채권자들의 독촉을 받게 되자 86년과 90년대초 2차례에 걸쳐 경기 여주 등지의 토지매매를 주선해주며 알게 된 문씨에게 지난달 3일 돈을 빌리러 갔다가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권씨는 사건당일 문씨의 집과 사무실, 휴대전화 등으로 5차례에 걸쳐 전화를 걸어 문씨의 귀가시간과 소재를 파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통사고 이틀전에는 평소 연락을 하지 않고 지내던 자신의 동생과 만나 함께 저녁을 먹으며 “문씨 사건에 연루돼 있다”고 말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경찰은 평소 문씨가 가까운 친지들에게도 현관문을 잘 열어 주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 권씨 이외에 다른 공범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수사를 계속하기로 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