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大, 학내 성폭력 처벌 학칙 이르면 2학기 시행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성추행 사건이 잇따라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 등 대학들이 성희롱 및 성폭력을 엄벌하는 학칙을 제정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울대는 교수 학생 교직원 대표가 23일 학칙개정을 위해 '성희롱 성폭력 예방과 처리에 대한 규정'을 마련했으며 이르면 2학기부터 시행할 방침이라고 29일 밝혔다.

서울대는 곧 규정심의위원회와 학장회의를 열어 이 규정을 확정할 방침이다.

서울대는 이 규정에서 성범죄는 △상대방이 동의하지 않는 성적 행동과 요구 등의 언어적 정신적 물리적 행위를 통해 개인의 성적 자율권을 침해하는 행위 △성적 요구에 응하지 않은 이유로 학업평가 고용 인사 등에서 불이익을 주는 행위 △성별로 불공정한 환경을 조성하는 행위 등을 성희롱으로 규정해 처벌토록 했다.

서울대 총장은 의무적으로 성희롱 성폭력 행위를 근절시키기 위한 정책의 수립과 시행, 성폭력 사건의 법적 처리를 담당하는 성희롱 성폭력상담소 설치, 성폭력상담소의 의결 기관인 운영위원회와 조사를 담당하는 조사위원회를 두게 된다.

운영위에는 학생 대표와 외부 전문가, 여성이 반드시 참여하며 성폭력 상담소장은 총장에게 징계를 요청할 수 있고 경미한 사건에 대해서도 반성문 제출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지난해 부산대 동의대 아주대 등이 성폭력 관련 조항을 학칙에 반영한 적은 있지만 개념규정과 조사 및 처벌 등의 운영 절차를 규정한 학칙을 만든 것은 서울대가 처음이다.

한편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경희대 등 다른 대학에서는 여학생회가 성희롱 및 성폭력에 관한 학칙 개정안을 마련해 대학 당국과 논의하고 있다.

<하준우기자>ha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