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와 택시비 문제로 이처럼 택시운전사와 부닥치는 외국인이 한 두 명이 아니라고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말했다.
지난해 한국관광공사 관광교통불편신고센터에 접수된 624건의 신고 중 택시 불편 사항은 94건. 숙박과 여행사 관련 사항에 이어 세 번째를 차지했다. 이 중에는 미터기를 사용하지 않고 바가지 요금을 씌운 것이 가장 많았다(62.8%). 다음이 난폭 운전과 우회 운전이었다.
유형별로는 미터기가 고장났다며 김포공항에서 서울 마포까지 6만원을 요구하는 등의 ‘뻔뻔형’이 가장 흔했다. 서울시청으로 가자고 했으나 알아듣지 못하고 신라호텔에 내려놓는 등 ‘막무가내형’도 있었다. 요구하는 금액을 주지 않는다고 다시 공항으로 돌아가 빙빙 도는 ‘협박형’도 있었다.
일본의 택시들은 서비스의 차원이 다르다. 기업체 주재원인 남편을 따라 최근 도쿄(東京)에서 살게 된 김영미씨(35). 그녀는 지리를 잘 몰라 늘 주소를 적은 메모를 들고 다녔다. 어느 날 신주쿠(新宿) 집 근처의 백화점에서 쇼핑한 후 택시를 탔다가 메모가 없어진 걸 알고 무척 당황했다. 그러나 택시운전사는 김씨의 남편을 찾아 통화한 후 집에까지 무사히 데려다 주었다.
국내 은행의 도쿄 지사에 근무하는 김은식씨(40). 얼마 전 회사 체육대회에서 3000엔짜리 큰 타월을 선물받고 회식자리에서 술을 약간 마셨다. 집까지 택시를 타고 가다가 깜빡 졸면서 타월을 그냥 두고 내렸다. 하지만 3일 뒤 집 근처에서 그 택시를 만나 물건을 되돌려 받았다. 택시운전사는 “물건을 돌려주기 위해 매일 출근시간대에 이 근처를 돌아다녔다”고 말했다.
<신연수기자·도쿄〓이영이특파원>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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