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선언 각계반응]＂평화향한 큰걸음＂＂환상주면 안된다＂

《2박3일간의 남북정상 평양대화와 6·15 남북공동선언,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타난 남북의 변화에 대한 각계의 반응을 들어보았다. 남북정상이 5개항의 공동선언을 이끌어낸 데 대해서는 우선 환영하는 목소리가 주류였지만 남북의 앞날에 대한 생각은 다양했다.》

▼총평 ▼

△이장희 한국외대 법대교수〓우리는 사회 경제협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북측이 통일문제로 끌고가려고 했던 것 같다.

△양인석 변호사〓과거에 남북 정치인들이 여러번 국민을 속인 경우가 있었다. 이번만은 진심이기를 바란다.

△채창균 현대경제연구원 기획실장〓원칙적인 합의였던 것 같다. 남북문제는 국제적인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평화와 관련한 명확한 선언이 있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김우창 고려대 영문학과교수〓양측이 직접 평화에 대한 선의와 화해의지를 확인한 것만으로도 중요한 진전이다.

△김병국 고려대 정치학과교수〓이제 시작일 뿐 갈 길이 대단히 멀다.

△이동훈 자유총연맹 운영본부장〓남북평화협력시대를 이끌어낼 계기를 마련했지만 평양사정을 모르는 국민에게 일시적 환상을 줘선 안된다.

△이철승 자유민주민족회의 대표상임의장〓김정일은 1석4조의 결과를 얻은 반면 우리는 건국이념이 붕괴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석연 경실련 사무총장〓6·15공동성명은 실질적 법적효력이 있고 실행력을 담보한다는 점에서 민족사에서 획기적 문서로 볼 수 있다.

▼자유·연합-연방제 통일▼

△최대석 동국대 북한학과교수〓통일논의의 계기를 잡았다는 점에서의의가 있다. 다만 조금 성급했다는 감도 있다.

△양인석 변호사〓당분간 서로의 체제를 인정해야 하는 현실에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하는 방법이다.

△최석만 전남대 사회학과교수〓후속 실무회담을 통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일도 시급하다.

△윤기원 변호사〓통일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연방제든 연합제든 느슨한 형태의 제도를 유지하면서 점진적 교류를 해나가야 한다.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상무〓일방적 통일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양측의 통일방안은 상당히 절충할 여지가 있을 것이다.

▼경제협력▼

△양인석 변호사〓경제협력이 남한 경제에 지나친 부담이 되지 않는 한도내에서 이뤄졌으면 좋겠다.

△채창균 기획실장〓미래의 통일비용을 줄이는 식으로 생각한다면 한국이 당장의 이해득실에 집착해선 안된다.

△정문건상무〓우리의 자본력과 기술을 북한에 전수하고 북한은 우리의 사양산업을 보완하는 등 서로 득이 되는 협력사업이 많다.

△이동훈 운영본부장〓민간중심으로 진전된 경제교류를 당국자간으로 바꾸고 합법화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철승 상임의장〓남한도 국제통화기금(IMF)사태로 죽을 지경인데 정치를 잘못해 경제가 파탄에 이른 북한을 도와주다니.

▼장기수-보안법문제▼

△염무웅 영남대교수〓국가보안법은 철폐돼야 하며 공산주의사상도 파괴적 행동이 아니라 이념의 형태로 있는 한 존중되고 보호돼야 한다.

△윤기원 변호사〓김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한 상황에서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한 국가보안법은 폐지돼야 한다. 통일을 위한 법제를 정비해야 한다.

△최석만 교수〓국가보안법은 상호화해의 분위기가 조성되면 당연히 개정되거나 폐지될 것이다.

△박원순 참여연대 사무처장〓TV에 인공기가 비춰지는 현실이다. 보안법은 저절로 사문화될 것이다.

△양인석 변호사〓2, 3차 정상회담을 보고 북한의 진심을 확인하면서 보안법을 완화해나가야 한다. 미전향장기수는 인도주의 차원에서 풀어주되 북측에 억류된 한국국민도 풀려나야 한다.

△정영일 변호사〓우리가 국보법을 폐기한다면 북한도 노동당규약에서 적화통일 목표를 수정해야 한다. 우리가 장기수를 보내주면 북한도 억류인사를 돌려보내야 한다.

▼남북의 변화▼

△박원순 사무처장〓북한의 경우 워낙 통제된 사회라 최고지도자의 변한 모습이 국민(북한주민)들에 미치는 영향이 우리보다 훨씬 클 것이다. 우리보다 더 급격히 변할 것이다.

△채창균 기획실장〓북한도 우선은 경제가 문제인 만큼 개방, 실리추구의 노선으로 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윤기원 변호사〓북한이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일회적 쇼를 벌인다고 보지 않으며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나가고 있다는 생각이다.

△김병국 교수〓앞으로 지켜봐야 한다. 섣부른 판단과 대응은 금물이다.

△염무웅교수〓우리도 변해야 한다. 우리도 서양문화의 오염 등 변해야할 요소가 많다. 남북이 같이 변해야 한다. △정문건 상무〓북한은 경제개발뿐만 아니라 정치군사적 긴장을 완화시켜 나가야 한다.

<임규진·이승재기자>mhjh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