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송진훈·宋鎭勳대법관)는 15일 97년 의정부 법조비리사건과 관련, 변호사법 위반과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순호(李順浩·39)변호사에 대한 상고심에서 변호사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번 판결로 브로커 고용 변호사의 처벌 가능성에 대한 법적 논란이 사라졌으며 유사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대전법조비리사건의 이종기(李鍾基)변호사도 항소심에서 판단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재판부는 “현행 변호사법 90조 2호는 ‘변호사가 아닌 사람’이 사건을 소개 또는 알선하는 대가로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받는 것을 금하고 27조 2항은 ‘변호사’가 그런 사정을 알면서 비변호사로부터 수임을 알선받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며 “따라서 이피고인이 사무장에게 돈을 주고 사건을 알선받은 행위는 변호사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이같은 법조항은 법률사건 알선관행을 조장하는 변호사의 브로커 고용 행위를 금지하는데 입법 취지가 있는 만큼 원심이 명확한 처벌조항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한 것은 잘못”이라고 설명했다.
의정부지원과 서울고법은 98년 “변호사법 제90조 2호의 처벌 조항은 변호사가 아닌 사람이 사건을 알선한 경우에만 해당돼 변호사에게 적용할 수 없다”며 변호사법 위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하고 뇌물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8월을 선고했다.
<신석호기자>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