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를 찾은 이산가족들은 “신청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 “8월15일날 만나는 사람들의 우선 순위는 어떻게 되느냐” 등을 물어보며 대상자 선정 절차에 촉각을 곤두세웠으며 일부 실향민은 신청에 필요한 증명사진 등을 준비하지 못해 발을 구르기도.
센터 직원은 “한달전만 해도 3, 4건에 그쳤던 신청이 어제는 15건, 오늘은 오전에만 이미 38건에 이르고 있다”며 “현재 등록된 이산가족은 14만8000여명인데 남북정상회담에서 친척방문단을 교환키로 했으니 그 수는 계속 늘 것”이라고 예상. 이산가족 상봉 신청을 위해 전북 익산에서 이날 오전 첫차를 타고 올라왔다는 조하립씨(75)는 “어제 밤 남북공동선언 합의문에 두 정상이 서명한 후 몇시간동안 TV에서 한순간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며 “욕심부리지 않고 원하는 결과를 얻어온 김대통령에게 감사 드린다”고 말하기도.
○…오전 일찍부터 이북 5도청 사무실을 찾은 실향민 1세들은 서로의 고향과 북에 남아있는 가족의 생사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이번 정상회담의 결과에 크게 들뜬 분위기. 북에 7명의 동생을 남겨두고 내려왔다는 최인찬씨(82·서울 동작구 흑석동)는 “과거의 여러 만남과 달리 이번엔 양쪽 정상들이 만났으니 어느 때보다 확실하다”며 “죽기 전에 고향인 함남 홍원군에 갈 수 있다는 생각에 지난밤에는 잠이 안 왔다”고 눈물을 글썽.
고향인 평남 대동군 부산면에 형님과 조카가 남아있다는 선우응일씨(72·서울 용산구 한남동)는 “과거의 회담이 별 결실을 보지 못해 북의 가족을 만나는 것을 사실상 포기했었다”며 “이번 정상회담을 보니 다시 희망이 생겼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
○…이북5도위원회는 이산가족 상봉의 채널을 단일화하기 위해 제3국을 통한 생사확인이나 가족상봉은 자제해줄 것을 요청.
이북5도위원회 김인선(金麟善)위원장은 “구체적 절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우선 북에 있는 이산가족의 생사를 확인하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지금까진 이북5도민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관리하는 업무에 치중했지만 앞으로는 대북 교류의 한 축을 담당하는 창구로서 남북 언어차 해소 등 양쪽의 거리감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
<최호원기자>bes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