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호화 아파트 광고가 아니라 과천 서울대공원이 추진하고 있는 공중화장실 신축 계획이다. 대공원측은 공원 내 호수 옆에 50여평 규모의 공중화장실을 짓기로 하고 5억원을 추경예산에 반영해달라고 1월 서울시에 요청했다. 이어 Y설계사무소와 화장실전문가를 통해 설계까지 마쳤다. 5월5일 어린이날에 맞춰 ‘화려한’ 개장식을 가질 예정이었지만 서울시에서 예산 반영에 난색을 표하자 아직 착공조차 하지 못한 상태.
하지만 초호화 화장실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 대공원측은 민간자본을 유치해서라도 올해 안에 착공하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당초 1층짜리 화장실을 2층 규모로 바꾸기로 했다. 1층 화장실을 기부체납받고 2층엔 카페를 차리도록 해 수익을 보장받는 방식을 택하겠다는 것. 이 경우 10억원 가량이 필요한 탓에 아직까지 마땅한 ‘물주’가 나타나지 않아 대공원측은 애를 태우고 있다.
대공원측이 밝히는 ‘초호화 화장실’의 필요성은 인근 장미공원이나 호수와 어우러진 환경친화적 화장실이어야 하고, 여성과 장애인에게 충분한 휴식공간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 그러나이에 대해 ‘화장실문화 시민연대’ 표혜령(表惠玲)사무국장은 “우리 나라 공중 화장실의 수가 적고 관리상태도 허술하지만, 많은 돈을 들여야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동영기자>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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