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藥도 30%는 약효 확인안돼＂…시민본부 2625품목 조사

병의원에서 주로 처방하는 약 가운데 29.6%가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약효동등성 시험결과를 제출하지 않았거나 약효동등성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의약분업정착을 위한 시민운동본부는 18일 2000년 2월 의료기관이 의료보험연합회에 청구한 다빈도처방목록(99년 10월 기준)을 분석한 결과 이같은 결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시민운동본부에 따르면 병의원에서 사용한 단일성분 약품 2625품목을 2000년 6월 식약청에서 제시한 대체조제 지정 의약품과 비교한 결과 776품목(29.6%)이 약효동등성 시험결과를 제출하지 않았거나 약효동등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

다빈도 처방약중 72위를 차지한 항생제의 일종인 A제품의 경우 99년 10월 한달간 병의원에서 1억5250여만캅셀이 사용됐으나 약효동등성 시험에 통과되지 않았다.

위장약의 일종인 B제품도 같은 기간 440만여정이 사용됐으나 역시 대체조제 의약품으로 지정되지 못했다.

시민운동본부 이강원(李康源) 사무국장은 “그동안 의사협회와 의권쟁취투쟁위는 의약품의 품질을 이유로 대체조제에 대한 문제제기를 해왔으나 실제로는 병의원에서도 품질이 검증되지 않은 의약품이 다량으로 사용됐다”며 “의사들이 대체조제의 문제점이나 약사의 약물 오남용을 거론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홍춘택(洪春澤) 사무국장은 “병의원이 약효가 검증되지 않은 약을 사용한 이유는 약값 마진을 둘러싼 병의원과 제약사들의 음성적 거래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약국의 사정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서영아기자>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