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약사법 개정 등 의약분업을 포함한 의료계 발전에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약속하고 의료계는 의약분업 시행시기인 7월 1일 이전까지 모든 해결책을 내놓으라는 자세에서 물러나면 의료대란을 조기 수습할 수 있다는 것. 의료계 10대 요구 중 약사법 재개정과 의약분업 시범사업은 분업 시행을 불과 열흘 앞두고 있어 법률개정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의료계뿐만 아니라 약계나 시민단체 의견도 반영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의약분업을 위한 시민운동본부의 이강원(李康源)사무국장은 “민주사회에선 상호 갈등과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위해 합의절차가 대단히 중요하다”며 “의료계가 일단 의약분업에 동참한 뒤 문제점을 보완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의료계가 일단 의약분업에 동참하면 약사의 임의조제와 진료행위 근절, 약화사고 책임소재, 의약품 전면 재분류 등은 보완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지역의료보험 재정 50% 국고지원, 보험심사평가원 완전독립, 완전한 의료전달체계 확립 등 3가지는 분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지만 정부정책에 대한 의료계의 불신을 반영하는 내용이다. 의료계에서는 의사들이 돈 몇 푼을 더 받자는 게 아니므로 국정 고위 책임자가 의료계 발전을 위한 의지를 보이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송(李松)대한병원협회 법제이사는 “약사법은 현실적으로 7월1일 이전에 개정하지 못하는 만큼 의료계 발전에 힘쓰겠다는 의지를 대통령이나 국무총리가 선언적으로 보여주면 사태해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