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 치닫지 않아 다행"▼
폐업 철회에 따라 전국의 각 병원들은 예약환자 명부를 정리하는 등 26일부터 정상적으로 환자를 맞기 위한 채비를 갖추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병원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은 약사법 개정 합의 소식이 전해진 24일 밤부터 이미 전공의들이 복귀한 가운데 대부분 정상 진료체계를 갖추는 등 활기를 띠었다. 그러나 시민과 환자들은 “더이상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의료계의 파업은 없어야 하고 정부도 의약분업 시행에 제대로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상 되찾은 병원〓24일 오후 10시경부터 전공의들이 대거 복귀한 서울대병원 응급실은 25일 이들이 흰가운으로 갈아입고 환자를 치료하는 등 정상을 되찾았다.
연세대 부속 신촌세브란스병원과 영동세브란스병원도 이날 응급실과 중환자실에 전공의들이 투입되는 등 거의 정상 운영체계를 갖췄다.
부산대 경북대 전남대병원 등 지방의 대학병원과 일반 종합병원들도 전공의들의 복귀로 응급실이 활기를 띤 가운데 26일부터 정상 운영을 위한 채비를 서둘렀다.
▽병원들 정상진료 준비 분주〓서울대병원은 25일 오후 원무과 직원 40여명이 모두 출근해 예약환자 명부를 챙기고 조기 퇴원시킨 환자들에게 재입원토록 통고하는 등 정상업무를 준비하느라 바쁘게 움직였다.
한 전공의는 “그동안 밀렸던 진료를 위해 당분간 학회나 세미나 등 개인일정은 모두 뒤로 미뤘다”며 “지방 무의촌이나 소외계층을 위한 봉사활동에도 나설 생각”이라고 말했다.
상계백병원은 26일부터 병원진료가 정상화될 것에 대비해 그동안 미뤄졌던 환자의 수술일정을 재조정하는 등 25일 내내 부산한 하루를 보냈다.
▼"환자버린 의사들 반성을"▼
▽환자 및 시민 반응〓심한 설사를 하는 딸(3)을 데리고 영동세브란스병원 응급실을 찾은 이정애씨(33·서울 강남구 개포동)는 “아이들이 폐업기간 중 앓지나 않을까 매우 걱정했었다”며 “폐업이 철회됐다는 소식을 듣고 목이 메일 정도로 기뻤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암병동에 입원중인 한 환자의 보호자 김모씨(37·회사원)는 그러나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환자를 버린 의사들의 잘못된 직업의식에 대한 반성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치호(兪致昊·41·교사)씨는 “의사들의 반발이 충분히 예견됐던 만큼 정부는 앞으로 의약분업을 실시하며 조정자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인철·허문명·선대인·이헌진기자>in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