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서울대병원 전공醫 600명 '사죄의 헌혈'

  • 입력 2000년 6월 26일 19시 34분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내 시계탑 건물 앞. 헌혈차 2대에 의사들이 줄지어 들어가 헌혈을 했다.

이날 헌혈은 집단 폐업을 마치고 복귀한 이 병원 전공의 600여명이 폐업기간 중 진료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을 환자들에게 사과하는 의미에서 마련한 것.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집단폐업을 했지만 다시 병원으로 복귀하면서 그동안 환자들에게 죄송했던 마음과 앞으로 좀더 나은 의료서비스로 봉사하겠다는 다짐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이 병원 이평복 전공의협의회장(34)의 말이다.

전공의들은 이날 행사에서 모은 헌혈증서를 피가 필요한 환자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기로 했다. 폐업 철회로 전국의 병원이 정상진료에 들어간 가운데 서울대병원도 이날 오전 교수 전임의 전공의들이 모두 복귀해 폐업 이전의 모습을 완전히 되찾았다.

폐업기간 중 일반 응급실과 통합 운영됐던 소아응급실이 이날 오전 8시 다시 문을 열었고 외래환자 진료도 재개됐다.

한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는 전공의 함태영씨(28)가 백혈병 어린이 환자 6명이 입원 중인 53동 병실을 찾아가 “그동안 죄송했습니다. 앞으로는 정성을 다해 아이들을 돌보겠습니다”라고 사과, 보호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허문명·이승헌기자>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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