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정부 3차협상 돌입…막판 대타협 가능성

  • 입력 2000년 7월 10일 21시 48분


금융노조가 11일부터 총파업을 개시한다고 선언한 가운데 정부와 금융노조가 10일 밤 10시 3차협상에 들어가 막판 대타협의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노조의 파업 강행시 강력대응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어 노정간 정면충돌이 예상된다. 이와 함께 한국노총이 공기업 민영화와 관련해 철도 체신 전력노조 2만여명도 동조파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혀 협상 최종 결렬시 심각한 파업정국에 휩쓸릴 전망이다.

금융노조는 정부가 이날 저녁 전격 협상을 요청해옴에 따라 밤 10시부터 이용근(李容根)금융감독위원장과 이용득(李龍得)금융노조위원장이 협상 대표로 합의점 도출을 위한 막판협상을 벌였다.

금융노조 윤태수(尹泰洙)홍보위원장은 “정부가 구체적인 협상안을 마련했다고 전해와 일단 협상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측은 협상이 결렬되더라도 파업참가인원이 1만여명으로 파업참여율도 20∼30%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실제 파업에 적극 참여하는 은행은 한빛 조흥 외환 서울 등 공적자금 투입은행과 지방은행에 국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노조측은 이번 파업에 전국금융노조 산하 최소 3만명의 노조원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 정부와 은행의 파업대비에 불구하고 적지않은 금융혼란이 예상된다. 특히 파업이 이틀 이상 지속될 경우 외국환업무 수출입업무 전산운용은 막대한 차질이 불가피하다. 파업 전날인 10일 각 은행 창구는 파업예고에 따라 돈을 찾으려는 고객들이 몰리기도 했으나 큰 혼란은 없었다.

주택은행이 전날 본점 노조원 파업불참선언에 이어 전국 영업점이 파업불참을 선언했고 한빛 조흥 외환 본점 노조원이 파업불참결의대회를 강행했으나 노조가 ‘경영진의 조작’이라며 반발하는 등 이날 내내 은행과 노조간의 치열한 신경전이 계속됐다.

이번 파업에는 한빛 조흥 외환 서울은행 등이 노조원의 60∼70% 이상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지방은행도 적극 참여할 예정. 그러나 신한 한미 하나은행 등 9개 금융기관이 파업불참을 선언했다.

파업은행 노조원들은 저녁 8시까지 서울 연세대와 명동성당에 집결해 파업전야제를 가졌다. 노조는 15일까지의 1차 파업이 성과가 없을 경우 2차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강경 투쟁방침을 재확인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저녁 은행 전산실에 경찰력을 투입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날부터 경찰이 전산센터에 들어와 파업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전산센터에 경찰 30여명이 들어왔으며 은행 전체로는 1개 중대가 배치돼 은행 외곽 경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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