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사이에는 최근까지 기상자료의 직접적인 교환이 이뤄지지 않다가 남북정상회담 직전에 항공기상자료 교환이 성사됐다. 이제 남북공동협력방안이 본격 논의되게 됨에 따라 남북이 평화와 공동번영의 길로 나갈 수 있는 물꼬가 트임으로써 기상협력에 대한 기대가 자못 크다.
우리나라는 여름철에 연 강수량의 3분의 2가 내리며 기상재해의 대부분이 이때 나타난다. 그 중에서 집중호우의 피해가 가장 크다. 상습적인 호우에 의한 수해를 예방하기 위해 범정부적으로 남북 접경지역의 관측망 확충 등 수해방지종합대책이 추진되고 있다. 이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백령도에 집중호우를 추적하는 가장 유용한 수단인 최신 기상레이더를 설치해 7월 말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경기도 황해도 평안남도 및 강원도 지방의 집중호우에 대한 단시간 예측기능이 크게 향상될 수 있게 됐다.
따라서 남북 기상협력사업 중 속히 이뤄져야 할 것이 백령도 기상레이더 자료의 공동활용이다. 이 레이더는 유효 관측 반경인 약 240km 이내의 집중호우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을 통과하는 태풍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어 백령도 기상레이더 자료의 공유 및 활용은 신속한 기상 예측을 통한 기상재해 대책 수립 등 남북한 모두에 큰 혜택을 줄 것이 틀림없다.
남북 기상전문가들이 함께 기상청이 보유하고 있는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공동연구로 기상 및 전지구적 수치예보 모델을 개발하고 엘니뇨 라니냐현상 예측 및 황사 추적 연구 등을 통해 선진형 예보시스템을 구축한다면 기상기술의 발전은 더욱 빨라질 것이다.
남북기상협력이야말로 어느 분야보다 이해관계가 상충되지 않고 서로 도움을 받는 가장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협력사업이라고 믿는다.
문승의(기상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