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특이함은 불교 법화경에서 유래한다. 다보탑은 석가탑과 한 쌍이다. 석가탑은 석가여래가 설법하는 탑이고 다보탑은 다보여래가 불법을 증명하는 탑이다. 다보여래는 석가 이전의 과거불(부처의 전신)이다.
다보여래는 평소 “내가 부처가 된 뒤 누군가 법화경을 설법하는 자가 있으면 내 그 앞에 탑모양으로 솟아나 그것을 찬미하리라”고 약속했다. 훗날 석가가 법화경의 진리를 말하자 정말로 그 앞에 화려한 탑으로 불쑥 솟아났다. 그 탑은 온갖 보물과 5000개의 난간, 1000만개의 감실(龕室)로 장식돼 무척이나 화려했다고 한다.
다보탑은 그 내력부터가 호화로웠다. 석가탑이 엄숙하다면 다보탑은 화사하다. 불국사 다보탑도 이 원칙을 따랐다.
그러나 다보탑은 하늘에서 떨어진 듯 독특하다. 도저히 계보를 세울 수 없다. 조상도, 후계자도 없다. 중국 일본 다보탑도 이처럼 화사하지는 않다. 그러나 어딘가 뿌리가 있을 것이다. 그걸 밝히는 것이 다보탑 연구의 과제다(국립중앙박물관 소재구 연구관) .
다보탑은 불국사 대웅전 경내 동쪽에, 석가탑(국보21호)은 서쪽에 있다. 왜 그럴까. 대웅전 경내 동쪽엔 간단한 돌기둥의 고루(鼓樓)가, 경내 서쪽엔 복잡한 돌기둥의 종각이 서 있다. 종합해 보면 동쪽엔 복잡한 다보탑과 간단한 돌기둥, 서쪽엔 간단한 석탑과 복잡한 돌기둥. 결국 좌우가 같은 값이 된다. 좌우 균제는 불국사의 또다른 매력이다(대목수 신영훈).
궁금증 하나 더. 다보탑은 몇 층탑일까. 2층? 3층? 학계에도 아직 ‘공인’된 견해가 없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