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영어 회화 교과서는 없다. 딕슨이 수업에 필요한 인쇄물을 직접 만들어 나눠주거나 영어 비디오테이프나 CD롬을 활용한다. 때로는 책을 사용하기도 한다.
팬터마임(무언극)을 보여준 뒤 학생들에게 무슨 내용인지 짐작해 이야기하라고 하거나 첨성대 석굴암 다보탑 등 문화재를 칠판에 그리고 영어로 이를 설명하라고 하는 식이다. 영어 회화 점수는 전체 영어 성적에서 5%를 차지한다. 딕슨은 수업시간 틈틈이 학생들의수업태도를 살피고 간단한 듣기시험 등을 치러 성적을 매긴다. 40% 가량의 학생이 만점을 받는다.
학생들은 이같은 수업방식을 좋아한다.
2학년생 손준익군(14)은 “외국인과 영어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사라졌다”면서 “초등학교 6학년 때 캐나다 밴쿠버에 갔는데 키가 크고 털이 북슬북슬한 외국인을 보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선생님이 마치 친구처럼 우리를 대해요.” “선생님이 맨발에 샌들을 신고 학교에 와요.” “표정이나 손짓이 우리보다 과장된 것 같아요.” “숫자를 계산하는 방식이 우리와 달라요.”
학생들이 본 딕슨의 갖가지 모습이다. 이 학교 윤태익(尹泰翼)교장은 “학생들이 외국인과 직접 접하며 문화적 차이를 실감하게 하는 것도 하나의 교육 목표”라며 “이 때문에 비록 영어를 잘 할지라도 생김새가 우리와 같은 교포보다는 순수 외국인을 강사로 쓴다”고 말했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