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ro]개발? 보존? 김포매립지 다시 '도마'에

  • 입력 2000년 7월 12일 19시 15분


‘개발과 보존’을 놓고 그동안 논란을 빚어왔던 김포매립지(인천 서구 경서동)가 인구 8만∼10만명을 수용하면서 농업과 국제업무 기능을 갖춘 생태도시로 개발될 전망이다. 그러나 환경단체 등이 이에 대해 “생태계 파괴와 수도권 인구 집중, 농지 부족 등의 문제를 초래할 우려가 높다”며 반발하고 있어 추진 과정에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개발 계획▼

국토연구원은 12일 487만평의 김포매립지를 농업단지 국제업무단지 첨단물류단지 등으로 개발하는 내용의 토지이용계획안을 발표했다. 연구원은 전체 용지 개발을 단계적으로 추진하되 1단계에선 농업용지와 주거용지를, 2단계에선 물류 관광단지와 컨벤션센터를, 3단계에선 국제업무와 외국인 주거단지를 각각 조성토록 했다. 연구원의 박상우연구위원은 “매립 당시의 목적인 농지의 최대 보전을 원칙으로 하되 국가와 수도권 차원에서 시급한 토지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생태 환경도시로 조성하는 것을 기본방향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김포매립지▼

정부가 농업 자립기반 확보를 위해 78년 이 계획을 세웠으며 이후 동아건설이 83년 매립공사에 착수, 91년 완공했다. 90년 1월 매립지에서 불과 5㎞ 떨어진 영종도에 인천국제공항이 건립된다는 계획이 발표되면서 동아매립지는 엄청난 개발이익이 기대되는 ‘황금의 땅’으로 떠올랐다. 김포매립지 규모는 여의도 면적(90만평)의 5배 정도.

당시 땅주인이었던 동아건설측은 대형 관광위락단지와 첨단무역센터를 조성하는 ‘동아매립지 마스터플랜’을 마련, 정부에 용도변경을 여러차례 요구했으나 특혜시비로 무산됐다. 결국 김포매립지는 99년 8월 당시 농어촌진흥공사(현 농업기반공사)에 6335억원에 매각됐다. 농어촌진흥공사는 토지이용방식을 둘러싸고 논란이 빚어지자 지난해 9월 국토연구원에 연구용역을 의뢰했었다.

▼환경단체▼

인천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생태계파괴와 농지부족 등을 내세우며 개발에 반대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김포매립지의 절반 이상이 용도변경돼 관광단지 등으로 개발될 경우 생태계 파괴뿐만 아니라 인구집중으로 심각한 교통문제를 유발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인천환경운동연합 이혜경사무차장(34)은 “김포매립지는 농업용지와 생태공원으로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시▼

김포매립지와 인근 900만평에 관광단지와 물류단지 등을 건설하는 내용의 ‘서북부 종합개발안’을 마련한 바 있는 인천시는 김포매립지 개발에 일단 찬성하는 입장. 그러나 국토연구원의 전반적인 토지이용계획에 대해서는 견해를 달리한다. 인천시측은 송도 신도시와 인천국제공항이 들어서는 영종도에 이미 국제 물류단지가 들어설 계획이 세워져 있어 김포매립지에 또다시 국제업무와 물류유통단지를 중복 건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인천〓박정규기자>jangk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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