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軍 독극물 유출 유해성 논란…"미생물에 치명적"

  • 입력 2000년 7월 16일 18시 39분


15일 미군 독극물 유출 규탄대회
15일 미군 독극물 유출 규탄대회
주한미군이 한강에 독극물인 포름알데히드를 무단 방류한 사실이 드러나자 서울 등 수도권 주민들의 젖줄인 한강의 수질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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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와 서울시는 용산 미군기지에서 무단 방류된 포름알데히드가 생명체에 치명적인 독성을 갖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환경부 석금수 화학물질과장은 14일 “포름알데히드가 샛강에 그대로 뿌려졌을 경우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할 정도로 치명적인 독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미군이 하수관로에 독극물을 무단 방류한 것은 명백한 수질환경보전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다만 용산 미군기지에서 방류된 포름알데히드는 복개된 욱천을 통해 강변북로에 깔린 하수관로를 거쳐 난지하수처리장에서 최종 처리되면서 다른 하수와 섞여 희석되기 때문에 한강 수질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게 행정당국이 내린 잠정 결론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거세다. 서울대 김상종교수(생명과학부)는 “희석된다 하더라도 독성이 완전히 없어졌다고 볼 수 있는 근거는 없다”며 “이 물질은 하수처리를 위해 사용하는 미생물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 분명한데 하수처리가 제대로 됐겠느냐”고 반박했다.

문제는 다른 수계도 이같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점. 올해 들어서만 4, 6월 두차례 물고기 떼죽음 사태가 벌어진 중랑천의 경우 캠프 레드 클라우드 등 미군기지 7곳이 밀집해 있는 의정부와 연결돼 있어 결코 수질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한강으로 흘러드는 왕숙천 등 지천들은 수량이 크게 줄어든 건천화(乾川化)현상이 심해 자정능력을 거의 상실한 상태라고 환경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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