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호후 피해현장]휴가철 야영지 비상

  • 입력 2000년 7월 23일 19시 03분


곳곳에서 산이 무너져 내리면서 집을 덮쳐 삽시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계곡에서 곤한 잠에 빠져 있던 야영객들은 난데없는 폭우에 우왕좌왕하며 발을 동동 굴렀다.

경찰과 소방관 등의 필사적 인명구조가 펼쳐졌으나 안타까운 죽음은 곳곳에서 발생했다.

특히 뱀사골 피아골 등 최근 수년간 집중호우로 야영객 피해가 빈발했던 지리산 일대에서는 이날 오전 경찰과 시군 공무원,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 등이 합동으로 야영객들을 긴급대피토록 해 인명피해를 막았다.

○…지리산 일대에서는 이날 오전 경찰 등이 곤히 잠들어 있던 야영객들을 일일이 깨워 긴급 대피토록 했다.

전북 진안군 정천면 봉화리 봉화천에서는 야영하던 박모씨(58·대전 동구 대동)등 11명이, 오전 7시경에는 완주군 소양면 등지에서 17명이 갑자기 불어난 계곡물로 한때 갇혔다가 119구조대와 경찰에 의해 모두 구조됐다.

또한 전남 완도군 명사십리와 여수시 만성리 등 서남해안 해수욕장 20여 곳에서도 폭풍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피서객들이 바다로 나가지 않도록 확성기로 방송하는 등 예방활동을 벌였다.

○…경기 평택경찰서 방범순찰대 강성욱의경(21) 등 의경 4명은 23일 오전 1시경 평택시 진위면 가곡리 가곡주유소 앞 하천에서 도로를 따라 귀가하던 중 발을 헛디뎌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가던 김모씨(26·여)를 구조.

당시 차량통제 근무를 하던 강의경 등은 김씨가 물살에 떠내려가자 하류로 100여m를 달려가 하천 속 나뭇가지에 걸려 있는 김씨를 발견하고 자신들이 입은 비옷을 묶어 줄을 만든 뒤 30여분간의 사투 끝에 구조에 성공.

○…충북 보은군 회북면 오동리 피발령에서는 23일 오후 1시15분경 산사태가 발생해 700여t 가량의 바위와 토사가 무너져 내리면서 이 곳을 지나던 충북84가6279호 갤로퍼 승용차를 덮치기도.

이 사고로 승용차에 타고 있던 김회씨(31)가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며 경찰과 보은국도유지관리사무소가 굴착기를 동원해 복구작업을 벌이느라 이 일대 차량통행을 한동안 통제.

○…경기 남부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안성시 보개면 북가현리 천주교 수원교구 공원묘지내 분묘 60여기가 매몰.

22일 오후 11시경 천주교 공원묘지 석축 20여곳이 폭우로 무너져 내리면서 석축 아래에 있던 분묘 60여기가 흙더미에 묻히자 묘지 관리소측은 23일 오후 중장비를 동원해 긴급복구에 나설 계획이지만 봉분 위로 많은 흙이 쌓여 완전한 복구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 ○…경기 남서부지역에 호우경보가 내려진 22일 오후에는 안양지방에 집중호우가 쏟아져 안양천변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차량 7대가 떠내려가고 160여대가 침수피해를 보았다. 안양시 재해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호우주의보가 호우경보로 대체 발령되자 시설관리공단과 정비업체 견인차량 등 24대를 동원해 안양천변 21개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차량 302대를 긴급 견인 조치. 그러나 하천물이 급격히 불어나는 바람에 160대는 침수되고 안양7동 비산대교 옆에서 5대, 석수3동 석수초등학교 옆에서 2대 등 7대가 물에 떠내려가는 피해를 보았다.

<지방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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