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비 피해 소식을 듣고 찾아온 동생들과 물에 젖은 TV와 냉장고 등을 방에서 꺼내면서 터져 나오는 한숨을 주체하지 못했다. 그는 “지은 지 30년도 넘은 집인데 괜찮을지 모르겠다. 가전제품도 전부 물에 젖었는데 어떻게 해야할 지 걱정이 태산”이라는 말만 거듭했다.
전문가들은 이 때 절대 당황하거나 낙심하지 말고 집을 정리하라고 조언한다. 집이 물에 잠겼다면 물이 빠지는 대로 수돗물을 이용, 빗물에 쓸려 들어온 진흙 등 오염물을 제거하고 선풍기 드라이어 등을 이용해 말려야 한다. 전기배선이나 가스관에 이상이 발견되면 절대 손대지 말고 전문가에게 맡겨 즉시 적절한 조치를 받는 게 사고를 예방하는 요령이다.
만약 비 피해 범위가 넓고 비용이 많이 든다면 앞으로 있을 정부의 수재 이재민 보상 등에 대비해 복구 조치를 취하기 전에 피해 현장을 촬영해두는 게 좋다.
▽구조물 안전〓콘크리트 건물이나 시멘트벽돌로 지은 집은 물에 잠겼다고 해서 구조에 큰 이상은 없으므로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 다만 집 주변에 지반이 꺼졌는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지반이 부분적으로 꺼져 있다면 집 전체 구조가 뒤틀리면서 기둥이나 보 등이 뒤틀리고 집이 무너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집에서 물이 빠진 후 2, 3일 정도 지나 벽지나 타일 등이 어긋나면서 깨진다면 반드시 전문가에게 점검을 의뢰해야 한다. 또 집안 기둥이나 벽 슬래브 등에 머리카락 굵기(0.3㎜) 이상의 틈이 보일 때도 즉각 전문가나 전문기관에 의뢰해 안전검사를 받아야 한다.
목재로 지은 집이나 흙벽돌집은 햇볕이 직접 닿지 않도록 차양이나 천막 등을 치고 난방기구나 선풍기 등을 이용해 가능한 한 빨리 집 안에 있는 물기를 제거하는 게 좋다.
▽전기 배선〓두꺼비집을 내려놓고 2개 이상의 전기선이 접합된 부위를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이상이 발견되면 전자제품 수리점 등에 의뢰해 이상 유무를 점검받는 게 좋다.지하실에 물이 찼다면 지하실에 있는 보일러 기계실 전기실 발전기실 등에 이상이 생길 우려가 크므로 전문가에게 점검을 받아야 한다. ▽가스 배선〓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집이 침수됐다고 해서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 다만 집 주변 지반이 가라앉았다면 지하에 매설된 가스관이 꺾이거나 끊어지면서 가스가 샐 수 있다. 또 흙이 쓸려 내려가면서 가스관이 지상에 노출돼 있다면 훼손될 가능성도 크다.이런 징후나 상황이 나타났다면 즉시 가스회사 등 전문기관에 신고해 필요한 조치를 받아야 한다. ▽기타〓벽지나 장판 등이 물에 젖었다면 즉시 뜯어내는 게 좋다. 빗물에 섞인 오염물로 인해 집안 식구들이 전염병에 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