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공공요금 인상 대기…물가 비상

  • 입력 2000년 7월 24일 19시 00분


물가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공공요금의 잇따른 인상과 이에 따른 인플레 기대심리로 하반기 물가가 들먹거리고 있다.

게다가 하반기 경기가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어 물가안정과 함께 경기하강속도를 조절하는 ‘경기 연착륙’이 하반기 경제정책의 최대 과제로 부상했다.

한국은행 전철환(全哲煥)총재는 24일 한은확대연석회의에서 “하반기 물가가 상반기보다 높아질 것”이라며 “선제적인 물가안정과 함께 실물부문의 원활한 자금공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통화정책방향을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줄줄이 대기중인 공공요금 인상〓국제통화기금(IMF)체제이후 2년간 인상이 억제됐던 공공요금이 하반기들어 봇물터지듯 ‘인상’행진을 하고 있다 공공요금중 가장 주목 받고 있는 것은 한국전력이 산업자원부에 이미 10%인상안을 제출해놓은 전기료의 인상여부. 전기료는 물가지수에 가장 높은 가중치를 차지하고 있어 오를 경우 상당한 물가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재정경제부 백용천(白龍天)서기관은 “공공요금이 오르면 역시 가장 우려되는 것은 인플레기대심리 확산에 따른 외식비 학원비 이발료 같은 개인서비스요금의 인상”이라며 “인플레기대심리 차단에 정부는 최대한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제유가는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결정으로 일주일 사이 4달러가 내린 배럴당 27달러를 기록해 상승세가 한풀 꺾인 상태로 물가상승요인으로 크게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 공산품보다는 서비스요금에서 물가상승 요인이 많다는 것. 이와 함께 태풍 및 수해에 따른 농산물 가격의 상승도 안심할 수 없는 대목이다.

▽물가상승폭 우려할만한 수준인가〓한은은 하반기에 소비자물가가 2.8%인상되면서 연평균 2.2% 인상돼 올해 물가안정목표 ‘2.5±1%’내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재경부 등 정부는 과거의 높은 물가상승률을 감안할 때 물가는 여전히 안정된 상태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행과 경제연구소는 상승추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은 조승형(趙昇衡)물가분석팀장은 “상반기에 1.5%였던 상승률이 하반기에 2.8%로 큰 폭으로 오른다는 점이 다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은 김일환(金一煥)조사역은“과거 경제규모가 작을 때는 3% 인상이 큰 것이 아니었지만 경제규모가 커진 상태에서는 다르게 봐야 한다”며 “이같은 물가상승률이 지속될 경우 내년도 물가를 안심할 수 없기 때문에 통화정책을 통해 미리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이같은 상황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3일 하반기경제전망을 통해 급속한 경기하강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KDI의 한 관계자는 “물가안정과 함께 하반기 경기를 어떻게 완만하게 끌어내리느냐는 경기연착륙이 가장 중요한 정책과제가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금융 및 기업구조조정을 확실하게 연내에 마무리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인상됐거나 인상예정중인 공공요금

확정

6월중부산지역 시내버스요금인상
7.1서울지역 시내버스요금 인상(평균 20%)
7.25고속버스요금 9% 인상 시외버스 10% 인상 철도요금 10.6% 인상 자동차보험료 평균 3.8% 인상 서울지하철요금 20% 인상
8.1자동차보험료 평균 3.8% 인상
10.1서울지하철요금 20% 인상

하반기 예정

상하수도요금 쓰레기봉투료 전기료(한국전력, 산업자원부에 10%인상안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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