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의정부 병무청에서 신체검사를 받을 때의 일이다. 검사 장소가 집에서 멀고 교통편이 익숙하지 않아 예정시간보다 늦고 말았다. 당황해서 1층 창구의 한 관계자에게 절차를 물어 보았더니 대뜸 ‘민간인’인 나에게 고압적인 자세로 반말을 하며 그냥 기다리라고만 했다. 불쾌함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신체검사도 세밀하고 공정한 검사를 하겠다는 안내문과는 딴판이었다. 담당 군의관들은 신문을 보고 있다가 차례가 오면 한번 쳐다보고는 병이 있는 사람은 말하라고 하고 대답이 없으면 다음으로 넘기며 건성으로 검사했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참가하는 첫 관문에서부터 이런 대접을 받으면 누가 자신이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담당한다고 생각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