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의 기름 유출사고는 98년 경기 의왕시 광교산 정상부근에서 송유관이 터지는 바람에 200갤런의 기름이 유출된 이후 두 번째로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유출된 기름의 양이 워낙 많은데다 때마침 내린 호우로 기름이 하수구나 토양으로 흘러들었을 가능성이 높아 환경오염이 크게 우려되고 있다.
주한미군사령부는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밝히고 23일부터 긴급복구반을 투입, 기름 제거작업을 벌이고 기름 유출로 인한 오염 등 환경영향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주한미군은 미7공군 기지내에 있는 지하연료 탱크 2개가 물에 잠기면서 항공유 유출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현재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중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번 폭우로 인명이나 항공기 피해는 없었으나 기지내 활주로 부근의 시설물 및 장비가 심각한 침수피해를 보았으며 이로 인해 이날부터 실시할 예정이었던 1주일간의 전투준비 훈련은 연기됐다고 주한미군은 설명했다.
평택시는 이와 관련, 23일 오후4시경 서탄면 미공군기지 오폐수 방류구 아래서 심한 기름 냄새가 난다는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현장조사를 벌인 결과 방류구를 통해 80∼90ℓ 가량의 기름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시는 방류구 아래에 오일펜스를 설치하고 흡착포를 이용, 방제작업을 벌였으며 더 이상의 기름 유출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현재 흘러나간 기름이 얼마인지와 어디로 흘러갔는지 정확한 진상을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기름 1갤런은 3.785ℓ로 이번에 유출된 기름은 1만4000ℓ가 넘는 양이다.
주한미군의 기름탱크에서 기름이 유출된 것은 이들 탱크 대부분이 50, 60년대에 설치돼 현재 매우 낡은 상태인데다 그나마 심하게 파손되거나 부식됐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황유성·평택〓남경현기자>ys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