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그동안 송신소 때문에 수 십 년간 TV도 제대로 보지 못했으나 공원으로 개발될 것이라는 믿음 하나로 버텨왔는데 또다른 통신시설이 들어선다니…”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인천 부평구 부개2동의 대동아파트와 성일아파트 1100여가구, 단독주택 2000여가구 등 이 지역 주민들은 인근 부평송신소 자리를 공원과 녹지공간으로 조성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4만1500여평 규모의 부평송신소는 한국통신 소유로 일제시대부터 98년 말까지 원양어선 무선 기지국으로 사용돼오다무선기지국이 경기 화성으로 이전함에 따라 현재 비어 있는 상태.
인천시는 부개2동 지역에 공원과 녹지공간이 절대 부족하고 송신소 부지가 경인전철 부개역에 인접해 있는 점을 감안, 이 곳을 공원 및 주거 상업지역으로 개발하는 계획안을 97년 12월 수립했다. 그러나 한국통신측은 인천시의 계획안을 외면한 채 이 곳에 2005년까지 ‘무선 멀티미디어센터’를 건립, 차세대이동통신 개발 제품에 대한 실험업무를 할 예정이라고 지난해 12월 인천시에 통보했다.
이같은 사실이 최근 알려지면서 부평송신소 주변 주민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대동아파트 입주민 대표자회의 김성한회장(58)은 ”송신소 부지에 주거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공원이나 녹지를 조성하고 문화센터 등도 건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통신 관계자는 “멀티미디어센터가 들어서도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부지 중 일부를 녹지공간으로 조성해 주민들에게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천〓박정규기자>jangk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