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경기]경의선 복원도 좋지만 "독개다리 보존을"

  • 입력 2000년 8월 4일 18시 56분


“역사적인 독개다리를 시민의 품으로.”

경기 파주시가 경의선 복원에 따라 재개통될 것으로 보이는 파주시 군내면 ‘자유의 다리’(일명 독개다리)를 현 상태로 보존해 달라고 요구, 복원에 따른 재개통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파주시는 4일 오후 송달용시장과 관내 주요 기관장, 지역 유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범시민 독개다리 보존건의문(안) 채택회의’를 열고 “비무장지대와 연계한 세계적 자연생태관광자원인 독개다리를 경의선 복원과는 별개로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석자들은 또 “독개다리가 1906년 준공된 시설로 이미 노후화돼 안전성에도 문제가 있을 우려가 많은데다 장기간 사용하기 어려워 다른 교각을 새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향후 유럽과 연계돼 물동량이 크게 늘어나면 어차피 복선화가 추진될 구간이기 때문에 복선설치가 불가능한 독개다리를 이용해 단선으로 공사를 진행하다 나중에 복선화 공사를 다시 시작할 경우 토지를 매입하고 노선일부를 변경해야 하는 등 이중 부담이 생긴다는 것. 현재도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 통일안보관광지로 자리잡은 독개다리의 효용가치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도 지적됐다.

범시민 회의는 “독개다리는 53년 6·25전쟁 당시 1만2773명의 포로가 자유를 찾아 귀환한 역사의 현장”이라며 “급증할 물동량을 감당하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교각을 설치하고 독개다리는 역사의 현장으로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철도청측은 “95년 안전검사에서 이 다리에 이상이 없었고 경의선 복구 1년 공기를 맞추기 위해서는 독개다리를 이용한 복원공사가 불가피하다”며 공사강행을 밝혀 독개다리를 보존하려는 파주시와의 마찰이 예상된다.

독개다리는 1906년 일제에 의해 완공된 철교로 길이 701.8m, 폭 4.4m. 휴전 직후 민통선 이북지역 통로로 이용되다가 98년 5월 통일대교 개통으로 이용되지 않고 완전 폐쇄됐다.

<파주〓이동영기자>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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