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군 여주읍내 바로 아래 남한강 서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112만4436㎡(34만700평)로 여의도 밤섬(7만3100평)보다 4.6배나 크다. 섬 서쪽의 하천 폭 30∼50m, 길이 2.5Km 구간이 폭이 좁고 유속이 느려 호습성의 식물인 갈대, 달뿌리풀, 버드나무 등이 군락을 형성하고 있는 전형적인 습지. 각종 곤충과 물고기를 비롯해 흰목물떼새, 물총새, 꾀꼬리, 파랑새 등 물새와 산새 수십여 종이 어우러져 서식하고 있다. 육상식물에서 습지식물로, 습지식물에서 다시 수중생물로 이어지는 생태 연결고리가 안정된 구조를 이루고 있다. 섬 동쪽 강변은 수심이 얕고 물의 흐름이 완만해 겨울철이면 수천 마리의 철새떼가 장관을 이룬다. 섬 상류와 중앙은 주민들이 고구마 등 밭작물을 경작하고 있다. 환경전문가들은 “지난해 생태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여의도 밤섬보다도 보전가치가 더 높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섬 전체의 50% 가량이 각종 개발과 훼손으로 신음하고 있다.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이 여주읍 우회도로(홍문리 42번국도∼가산리 37번국도) 공사구간 내 신여주대교(1875m) 건설을 위해 섬 서쪽 습지 하천을 막고 2월부터 교각 터 파기 및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로 인해 물의 흐름이 왜곡돼 생태계가 크게 훼손되고 다양한 습지생물의 서식처가 파괴돼 가고 있다.
섬 상류와 동쪽 강변에서는 98년 7월부터 대규모 골재채취가 이뤄져 78만7500㎥의 모래와 자갈이 파헤쳐졌으며 올해 말까지 22만㎥의 물량이 더 채취될 예정이다. 자연생태계가 그대로 보전된 섬 중앙과 남쪽과는 달리 하얀 모래와 자갈만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남한강 수질오염이 가중되고 갈대와 버드나무 등 강변 식물군락이 훼손돼 철새들의 보금자리도 급속히 사라져가고 있다.
환경전문가들은 즉각 공사를 중단하고 정밀 생태조사를 벌인 뒤 도립 생태공원 지정 등 생태계 보전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립대 이경재교수는 지난달 양섬을 둘러보고 “각종 공사가 생태계에 끼치는 악영향을 검토한 뒤 환경보전대책을 수립하는 전문가 토론회가 필요하다”며 “농경지를 매입한 뒤 양섬을 도립 생태공원으로 지정하는 것도 생태계 보전의 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천 여주 환경운동연합 손지민 집행위원장(32)도 “정밀 생태조사가 이뤄지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생물의 다양성과 생태 가치가 드러날 것”이라며 “먼저 생태계 파괴를 불러오는 교량공사와 골재채취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주〓남경현기자>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