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교통선진국]호주 도로예산 80~85% 유지보수 투자

  • 입력 2000년 8월 7일 19시 18분


호주 시드니 외곽의 홈부시(Homebush) 만(灣) 도로와 오스트레일리아 가(街)가 만나는 교차로.

94, 95년 두 해에 52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대표적인 사고다발지역으로 꼽혔지만 지난해부터 단 한건의 사고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2년 앞둔 98년에 뉴사우스웨일스 주정부가 심하게 파손된 도로구간을 복구하고 야간 조명시설과 표지판을 정비한 데 이어 왕복 6차로의 고가도로를 신설했기 때문. 이 교차로 개선작업은 뉴사우스웨일스 주정부가 추진 중인 ‘도로안전 2010 계획’의 대표적 성과로 꼽힌다.

뉴사우스웨일스 주정부는 지난해 도로부문 예산 21억 호주달러(1조4000억원) 중 건설에 8.4억 달러(5628억원), 유지보수에 9.4억 달러(6298억원)를 투자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의 동북쪽 해변가로 통하는 오리와(Orewa) 지역의 국도. 여름철이면 피서 차량이 줄을 잇는데도 커브와 내리막 등 위험구간은 도로 포장이 잘 돼 있는데다 야광 표지판이 빠짐없이 설치돼 단순 접촉 외에 사상자가 나는 교통사고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오클랜드의 경우 지난해 7억5000만 뉴질랜드 달러(4000억원)를 도로 부문에 투자했는데 이 중 80∼85%가 유지보수 비용이었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이처럼 법규준수를 위한 캠페인과 도로건설 못지않게 도로와 안전시설 정비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자동차 1만대당 교통사고 사망자가 2명 수준인 ‘교통선진국’으로 평가받는다. 한국은 11.1명으로 5배가 넘는다.

뉴질랜드는 도로 유지보수를 엑셀(Excel) 웍스 인프라스트럭처(Works Infrastructure) 풀턴 호간(Fulton Hogan) 등 3개 민간 전문회사에 전담시키는 게 특징.

3년 단위로 계약해 오다 도로상태를 파악하고 준비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지적에 따라 10년 단위로 주정부가 이 회사들과 계약한다.

98년 뉴질랜드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는 8770건으로 502명이 숨지고 1만2412명이 다쳤다. 이 중 사망자의 16.7%, 부상자의 10.7%가 도로 결함이나 안전시설 미비 때문에 일어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오클랜드 도로교통안전청(LTSA)의 브라이언 맥스위건은 “경찰의 사고조사 자료를 정밀 분석해 도로결함이 원인으로 확인되면 시설을 개선토록 유지보수 전문회사에 통보한다”고 말했다.

▽자문위원단〓내남정(손해보험협회 이사) 설재훈(교통개발연구원 연구위원) 유광희(경찰청 교통심의관) 이순철(충북대 교수) 임평남(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교통사고종합분석센터 소장) 정보화(건설교통부 화물운송과장)

▽특별취재팀〓윤정국차장(이슈부 메트로팀·팀장) 이인철( 〃 ·교육팀) 송상근( 〃 ·환경복지팀) 서정보(문화부) 이종훈(국제부) 윤상호(이슈부 메트로팀) 신석호기자(사회부)

▽손해보험협회 회원사(자동차보험 취급 보험사)〓동양화재 신동아화재 대한화재 국제화재 쌍용화재 제일화재 해동화재 삼성화재 현대해상 LG화재 동부화재

<시드니·오클랜드〓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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