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축사의 화두(話頭)는 ‘세계 속의 한반도시대 개막’. 김대통령은 이를 위해 △지식정보강국 건설 △남북화해협력 실현을 한민족의 역사적 소명으로 꼽았다.
김대통령은 남북협력을 통해서 경의선과 경원선을 복원해 두 갈래 ‘철(鐵)의 실크로드’를 건설하면 한국은 ‘해양에서 대륙으로 진출하는 거점, 대륙에서 해양으로 나아가는 전진기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의 주변국가에서 세계의 중심국가로 도약할 것이라는 얘기다.
김대통령은 이같은 역사적 소명을 완수하기 위해 민족의 자존심과 자긍심을 강조했으며 한반도시대의 실현은 “우리가 능히 이룰 수 있는 내일의 모습”이라고 역설했다.
김대통령은 구체적인 과제로 △모범적인 민주주의국가 건설 △금융 기업 공공 노사 등 4대 개혁 완수 △생산적 복지의 정착 △국민의 대화합 실현 △민족상생의 시대 실현 등 다섯 가지를 들었다.
김대통령은 또 남북장관급회담을 통한 군사 경제 사회문화 분야의 3개 공동위원회 구성 등 진일보화한 남북관계 개선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김대통령이 4대 개혁을 취임 3주년이 되는 내년 2월까지 완성하겠다고 1차 개혁 완성시한을 밝힌 것은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나아가 ‘집단이기주의 엄중 대처’ 방침을 밝힌 것은 ‘의료대란’에 대한 강경 대응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또 주한미군의 필요성을 강조함으로써 반미감정의 확산을 경계했다.
그러나 김대통령은 국내정치에 대해서는 “실로 민망하기 짝이 없는 현실”이라며 ‘속수무책’임을 토로했다. 다만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각 정당의 대표와 만나 국사를 논의할 것”이라며 여야 영수회담을 통한 돌파구 모색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최영묵기자>ymook@donga.com
역대 대통령의 주요 8·15경축사 | |
대통령 | 내용 |
박정희 | △자주 자립 자위의 민족주체성을 토대로 민족의 운명 개척, 비적대국과는 상호 유대 협력관계 촉진(1971년)
△남북간 불가침협정 체결, 남북간 대화의 성실 진행, |
전두환 | △공산권 동포에 문호개방(1982년) |
노태우 | △남북한 당국 최고책임자 회담 제의(1988년) △‘자주 평화 민주’ 통일 3원칙 발표(1989년) |
김영삼 |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3대 원칙 제시(1995년) |
김대중 | △정경유착 청산 등 6대 국정과제 제시, 남북 상설대화기구 제의(1998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