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경기]일산주민 "러브호텔 반대" 궐기대회

  • 입력 2000년 8월 21일 18시 59분


경기 고양시 일산구 일산 신도시 주민과 시민단체 회원 등 400여명은 21일 오전 9시40분부터 고양시청 정문에서 ‘러브호텔 난립 방지를 위한 궐기대회’를 열고 시장과 교육장 퇴진 등을 요구했다.

이날 대회는 숙박업소가 밀집한 대화동 백석동 등의 아파트주민들과 고양시민회, 고양여성민우회 등 7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고양시 러브호텔 난립 저지 공동대책위’ 주관으로 열렸다. 대회에서 주민들은 ‘학교 앞 러브호텔 웬말이냐’ ‘쾌적한 전원도시에 환락가가 웬말이냐’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아파트 입구와 학교 인근에 러브호텔이 들어서고 있는 것이 ‘법대로’란 말이냐”며 “허가를 남발하고 대책을 세우지 않는 시장과 교육장은 즉각 퇴진하라”고 요구했다.

황교선 고양시장은 이날 오전 11시40분경 주민들 앞에 나와 약식 토론회를 갖고 “동원할 수 있는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러브호텔 건립을 억제하고 있으나 법에서 허용하는 범위까지 막을 경우 오히려 소송을 당해 주민 혈세가 낭비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일산 신도시 내에는 대화, 주엽, 백석 등 3호선 전철역 부근에 35개의 숙박업소가 영업 중이거나 건축허가를 받아 신축 중이다.

김인숙 고양여성민우회 대표는 “집과 학교에서 훤히 보이는 러브호텔이 곳곳에 들어서는 데도 아무런 대책이 없다는 게 시의 입장”이라며 “지금이라도 난립을 막기 위한 대책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본격적인 시장퇴진 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황시장의 입장 표명을 들은 뒤 △도시건설국장 해임 △숙박업을 불허하는 지구단위 계획 수립 △생활환경 침해 우려 숙박업소 건축승인 취소 △학교정화구역 내에 영업 중인 러브호텔 즉각 폐쇄 등 4가지 사항을 제시하고 이날 오후 1시경 자진 해산했다.

<고양〓이동영기자>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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