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김원덕씨(44·삼척대 교수) 등은 “15일 도착 예정으로 예약이 돼 있었으나 비행기가 출발하지 않아 1주일이나 귀국이 늦어졌다”며 “소송을 해서라도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분개했다.
전상중씨(금호제약공업 사장) 등 11명은 좌석이 부족해 7시간 동안 통로에 서서 오는 등 어처구니없는 일도 벌어졌다. 이 항공기는 정원이 208석이나 이날 탑승인원은 219명이었다. 모두 30명인 김씨 일행은 8일 의료봉사를 위해 카자흐스탄을 거쳐 키르기스스탄으로 갔다가 예약편에 맞춰 카자흐스탄의 알마티 공항에 도착했으나 비행기를 타지 못했다. 기름이 없어 비행기가 출발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이중 14명은 30시간이 지연된 16일 귀국했다. 그러나 나머지 16명은 자리가 없다는 이유로 또 탑승을 거부당했다가 1주일 늦은 이날 귀국하게 됐다는 것.
1주일에 한번밖에 없는 항공기를 기다리던 승객들은 현지공항 바닥에서 잠을 잤고 그 이후에는 한국대사관의 도움으로 알마티 한국어교육원에서 숙식을 해결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항공사측은 보상과 사과는커녕 숙식 문제도 해결해주지 않았다는 것. 몇 명은 비자가 만료돼 한국대사관이 해결해주기도 했다.
이날 공항에서 농성을 벌인 승객들은 “자리가 없는 승객은 통로에 서거나 누워서 와야 했다”며 “국제선 비행기에서 서서 온다는 게 말이나 되느냐”고 말했다.
승객들은 항의시위를 계속하다 주한 카자흐스탄대사관 니콜라이 쿠즈닌 참사관이 공항에 나와 “본국에 연락해 승객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하겠다”고 약속하자 자진 해산했다.
<신연수기자>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