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는 “변호사가 변호사가 아닌 자로부터 사건을 소개받고 그 대가로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하는 것도 변호사법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씨가 이번 사건으로 이미 8개월간 복역했고 변호사 자격을 박탈당하는 등 사회적 지위와 명예를 상실했을 뿐만 아니라 잘못을 뉘우치는 점 등을 참작해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덧붙였다. 98년 뇌물공여와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씨는 뇌물공여 부분에 대해서는 1, 2심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8개월간 복역했으나 변호사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명확한 처벌조항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변호사들이 금품을 대가로 사건을 알선하는 행위를 금지시키자는 입법취지가 있는 만큼 처벌할 수 있다”며 올 6월 이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파기환송했다.
이씨는 재판이 끝난 뒤 “집행유예 기간에 자숙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씨는 17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판단하는 자의 위치(판사출신)에서 판단받는 자의 지위로 전락한 뒤 아버지의 이름과 직업을 감추는 자식들을 보며 하루에도 몇번씩 자살을 생각했다”며 준비해온 최후진술서를 3분여간 읽기도 했다.
<이정은기자>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