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장은 “은행의 자체검사 결과로 볼 때 금융사고를 저지른 사람들이 스스로 어떤 배경세력이 있는 것처럼 위장했을지는 몰라도 항간에 나도는 것과 같이 어떤 외압이나 청탁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행장은 △아크월드 대표 박혜룡씨와 관련된 기업에 424억원을 대출하며 담보로 겨우 168억원만 잡은 배경 △올 4월 아크월드에 규정에 어긋나게 융통어음을 할인해 준 것을 알고도 묵인한 이유 등 ‘단순 사기극’으로 보기에 석연찮은 대목들에 대해 설득력 있게 설명하지 못했다.
김행장은 은행측의 공개자료를 근거로 관악지점이 일반대출에서도 아크월드 등으로부터 담보를 턱없이 적게 받고 수백억원을 대출한 점 등에 대해서도 해명을 요구했으나 답변을 미뤘다. 다음은 김행장과의 일문일답.
―대출에 일체의 외압이 없었나.
“은행장은 개별 여신건에 개입할 수 없다. 이수길(李洙吉)부행장도 (대출에) 이래라 저래라 할 입장이 아니다. 대출은 여신본부장이 전결하기 때문에 이부행장은 업무라인상 대출에 관여할 수 없다.”
―단독 범행으로 보기엔 부당대출 금액이 너무 크지 않나.
“그 점 때문에 오해를 받고 있다. 일개 지점장이 수백억원을 불법 대출했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업무상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신창섭전지점장이 부하직원과 공모해 서류를 위조하고 거래처까지 도용, 분산대출해 사실상 본부에선 알아채기 힘들었다.”
―1월과 4월에도 본점에서 이상징후를 발견했다는데 왜 조치를 취하지 않았나.
“실무자들이 대수롭지 않은 일로 판단해 그냥 지나친 것 같다.”
―박지원문화관광부장관이 김행장과 통화하지 못해 이부행장과 통화했다고 알려져 있다. 박장관과 전화한 적이 없나.
“어떤 행사에서 스쳐가며 인사만 했을 뿐 만난 적도 전화한 적도 없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