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90만평)의 1.3배 가량 되는 마곡지구는 서울 서부지역의 요충지로 그동안 서울의 미래 도시계획에 대비해 개발 유보지로 남겨져 있었다. 이 곳은 행정구역상 강서구 마곡동 내발산동 외발산동 가양동 등에 걸쳐 있다.
서울시는 마곡지구 121만평을 일괄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개발하기로 내부 전략을 세웠다.
1차적으로 지하철 5호선이 통과하는 주변 역세권을 집중 개발키로 방침을 정한 것.
내년 10월경 착공 예정인 지하철 9호선이 김포공항역에서 출발, 마곡지구를 다시 가로 질러가는 요인도 고려됐다.
다만 역세권 이외 주변 지역은 도시계획 차원에서 유동적인 변수가 많아 장기적으로 개발방향을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내년 3월 인천국제공항의 개항에 따라 기능이 바뀔 김포공항 주변 도시계획의 밑그림을 다시 그려야 하는데다 강서구 개화동에서 시작하는 경인운하 건설 계획에 따른 주변 환경 변화 등이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것.
서울시의 한 고위 관계자는 6일 “마곡지구 개발 여부에 대한 연구 용역이 진행 중인 과정에서 1차로 예비조사가 끝난 상태”라며 “이달 중 워크숍을 열어 마곡지구 개발 여부에 대한 공론화 작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말까지 구체적인 용도 계획안을 확정한 뒤 내년부터 본격적인 개발에 나서겠다는 것.
서울시가 마곡지구 개발 원칙을 세운 것은 이 곳이 내년 12월말 개통될 가양대교를 통해 마포구 상암 신도시와 연결되는 ‘시너지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고건 서울시장도 최근 “외국 유수의 정보통신기업들이 들어설 상암 신도시내 디지털미디어 시티(DMC)의 조성 면적이 17만평에 불과해 입지가 부족한 상태”라며 “마곡지구가 개발될 경우 상암 신도시와 연결되는 정보통신 단지로 거듭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지하철 연계 교통이 확보된 역세권 주변에는 벤처기업 등이 입주하는 한편 인천국제공항 김포공항 등과 곧바로 연결될 수 있는 지역적 이점을 살려 ‘물류 유통단지’도 집중적으로 들어설 전망이다.
한편 마곡지구내 역세권 개발은 지하철 5호선의 수송 분담률을 높여 4조8150억원에 이르는 지하철 부채 상환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초 마곡지구 개발을 전제로 개통된 지하철 5호선은 이 곳이 미개발 상태로 유보됨에 따라 이용률이 다른 지하철 노선의 3분의 1수준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