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서태지 컴백 콘서트가 9일 오후8시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1만여명이 열광하는 가운데 열렸다. ‘우주로부터의 귀환’이라는 주제를 내건 이날 콘서트는 MBC가 준비한 영상과 서태지 뮤직비디오, 서태지의 열창 등으로 50여분간 이어졌다.
서태지는 ‘오렌지’ ‘탱크’ ‘인터넷 전쟁’ ‘울트라맨이야’ 등 8일 발매된 2집 앨범에 수록된 하드코어(록+힙합) 계열의 신곡과 ‘교실 이데아’ 등 7곡을 불렀으며 춤동작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는 노래하는 동안 ‘헤드뱅잉’(머리를 심하게 흔드는 로커 특유의 동작)을 구사하거나 마이크를 거칠게 들어올리는 등 야성적인 로커로서의 이미지를 한껏 드러냈다. 서태지는 강렬한 로커로서의 새 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 초점을 맞춘 듯했다.
서태지가 아이디어를 낸 이날 무대는 실물 크기의 모형탱크가 등장하고 가수가 하늘을 나는 등 마이클 잭슨의 대형쇼를 방불케 했다. MBC는 또 서태지의 노래 외에 미니 인터뷰와 과거 활동에 대한 평가 등을 영상으로 꾸며 보여주었다.
태지 마니아들은 7일 밤부터 펜싱경기장에 몰려들어 각종 환영 플래카드와 노란 손수건을 머리에 두른 채 장사진을 쳤다. 관람객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이 대부분이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새 앨범을 발매한 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서태지의 신곡을 따라 부르며 열광했다. 방청권이 없어 입장하지 못한 4000여명은 경기장 밖에 설치된 멀티 스크린을 보며 환호성을 질렀다. 공연장 앞줄 20번째에 있던 이모양(고2년)은 “서태지 공연을 맨 앞에서 보려고 학교를 결석했다”며 “서태지의 음악과 메시지는 다른 가수들과는 수준이 다르다”고 말했다.
한편 서태지는 두달여 동안 국내에서 활동한 뒤 11월초에 다시 미국으로 돌아갈 것으로 알려졌다.
<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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