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진로 우리나라 기상청-미해군 발표 수위 차이

  • 입력 2000년 9월 14일 20시 11분


태풍 '사오마이'는 어디로 향할까.

이번 태풍의 진로에 따라 우리나라에 미칠 피해는 크게 달라진다. 온 국민이 '태풍예상경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기상청과 미해군기상센터의 태풍예상경로 발표의 수위 차이가 나고 있다.기상청은 조심스럽게 '한반도 쪽'이라고 말하는 반면 미 해군은 '해주 부근 상륙후 곧 소멸'이라며 상당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기상청은 14일 오전 10시30분 발표에서 "태풍이 서해상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쪽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음을 암시했다.그러나 오후 4시30분에는 "태풍이 우리나라 남서해상을 거쳐 한반도 부근으로 북상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태풍의 한반도 상륙가능성 쪽에 더 무게를 뒀다.

기상청의 태풍 예상진로도를 보아도 오전과 비교해 오후에 발표한 태풍진로 방향이 육안으로도 차이가 날 정도로 동쪽으로 틀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오전 10시30분 발표      ▲오후 4시30분 발표

기상청은 오후 발표에서도 "아직 태풍의 진로는 유동적"이라고 밝혀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반면에 미해군기상센터는 우리나라 기상청이 오후 발표를 하기전에 이미 "태풍이 점점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어 한국시간 16일 오전 6시경에 북한 황해도 해주근처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해군이 발표한 태풍진로도를 보면 태풍이 제주도 남쪽 동중국해에서 북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황해도 해주에 상륙하는 진로가 선명하게 그려져 있다. 또한 태풍은 해주 상륙 후 열대성 저기압으로 변하는 것으로 돼 있다.

우리나라 기상청이 오전·오후 두차례 발표에서 한반도 내륙 태풍의 진로를 표시하지 않은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태풍'사오마이'가 정체와 북진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기상청의 발표가 '신중'했던 것인지 아니면 미해군의 발표가 '적절한 판단'이었는지는 두고볼 일이다.

▲미해군이 발표한 태풍진로도

이희정/동아닷컴기자 huib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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