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들, 사법연수생 모시기 경쟁적 파격 조건

  • 입력 2000년 9월 19일 00시 07분


연봉 8000만원에 주당 평균 42시간 근무. 해외유학 기회와 자금 지원.

국내 유명 로펌인 법무법인 ‘화백’이 이번 사법연수원 졸업예정자들에게 제시한 근무조건이다.

사법연수원(원장 신명균·申明均)이 18일 2001년도 수료자들을 위해 국내 법무법인과 합동법률사무소 등 37개 로펌들이 제시한 연봉과 근무여건 등의 자료를 소개한 책자에 따르면 이들은 신참 변호사들에게 연봉을 6000만∼8000만원 정도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펌과 변호사의 개인능력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이는 초임 판검사나 단독개업한 변호사의 수입보다 훨씬 높은 수준.

2, 3년 이상 근무한 변호사에게는 1∼3년간 해외 로펌이나 로스쿨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곳도 많다. 물론 학비와 생활비의 대부분은 로펌이 부담한다. 법무법인 ‘오세오’의 경우 자사가 운영하는 법률정보 인터넷 사이트인 ‘오세오닷컴’의 스톡옵션까지 부여한다는 계획.소속 변호사가 163명으로 국내 최대 로펌인 ‘김&장’의 경우 신참 변호사에게 ‘국내 최고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고 5, 6년을 근무한 변호사에게는 20개월 정도의 유학을 보내준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법무법인 ‘태평양’과 ‘세종’도 구체적인 연봉액수는 밝히지 않은 채 ‘국내 로펌 중 최고 수준’이라는 말로 연수원생을 유혹하고 있다. 현재 알려진 국내 최고수준의 로펌 소속 변호사 초봉은 1억원 정도.

로펌업계의 한 관계자는 “판검사 임용 인원이 한정돼 있어 해마다 늘어나는 사법연수원 졸업생의 상당수가 변호사 업계로 진출하는 실정”이라며 “우수한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해 로펌들이 경쟁적으로 파격적인 조건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은기자>light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