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지난해 4월 이씨를 수사했던 사직동팀의 반장 이모 경정과 당시 보증기금 영동지점 팀장 김주경(金周慶)씨를 23일 다시 소환 조사했다.
이경정은 “지난해 3월말∼4월초 김씨의 후배로부터 이씨가 엄청난 축재를 한다는 제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진술했다는 게 검찰이 전언이다.
김씨도 “지난해 3월 고교 후배에게 이씨가 보증 대가로 많은 리베이트를 챙긴다는 말을 했고 그 후배를 통해 이 사실이 이경정에게 전달됐다”고 재차 주장했다.
만약 이들의 말이 사실이라면 박 전장관의 외압 의혹은 이씨가 꾸며낸 것일 가능성이 높다. 또 이씨는 지난해 2월 박 전장관으로부터 받았다는 압력 전화에 대해 “목소리가 TV에서 들은 박 전장관의 목소리와 같았다”는 ‘물증 없는 주장’을 해왔다.
하지만 검찰은 김씨가 고교 동창인 박씨의 대출보증 청탁을 이씨에게 전달한 적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두 사람이 박 전장관의 힘을 빌려 사직동팀에 ‘청부수사’를 시켰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또 박 전장관이 박씨를 돕기 위해 압력전화를 걸고 사직동팀을 동원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사직동팀측은 “이경정이 받은 제보 외엔 수사를 하게 된 다른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씨가 23일 비리혐의로 구속되긴 했지만 그가 주장해온 외압 의혹이 직접적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 이번 주에 진행될 외압의혹에 대한 검찰수사에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