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비인가 서클' 여전히 활개…124건 단속-적발

  • 입력 2000년 9월 24일 19시 06분


군 당국의 사조직 규제방침에도 불구하고 임관출신, 지연, 학연, 근무연고 등을 중심으로 한 ‘비인가 서클’이 여전히 군 내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 정무위 소속 안대륜(安大崙·자민련)의원이 24일 국무총리 산하 국무조정실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97년부터 올 7월말까지 군 수사당국이 단속 적발한 군내 ‘비인가 서클’은 무려 124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 수사당국은 “그동안 단속된 ‘비인가 서클’은 친목모임 성격이 대부분이나 회칙과 회비 임원진 등을 갖추고 정기적인 모임을 갖는 조직들”이라며 “그러나 과거 ‘하나회’ 등과 같은 군내 사조직으로 볼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고 안의원은 전했다.

군내 ‘비인가 서클’의 연도별 단속현황을 보면 97년 47건에서 98년 22건으로 감소했다가 99년 38건으로 다시 증가했고 올해 들어서는 7월말 현재까지 17건이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육사 3사 학군 갑종 등 임관 출신별 모임이 43건으로 가장 많았고, 같은 부대에 근무했던 사람들끼리 결성한 모임이 26건, 특정병과 모임이 24건, 지연 학연 혈연 모임이 22건, 현역 및 예비역 연계모임이 4건 등이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97년 10월 적발된 ‘백▽회’가 역대 ○○사단장을 역임한 현역 및 예비역 소장급 이상 장성 16명이 연 2회 정기적 모임을 가져온 것과, 지난해 7월 적발된 ‘충▽▽동문회’는 모 사관학교 출신 장교 124명이 분기별로 모임을 개최해 온 것 등을 들 수 있다.

또 지난해 적발된 ‘◇◇특전동지회’ 등 3개 모임은 강원도 및 경기도 지역 특전사에 근무한 하사관들이 월별 또는 분기별로 정기적 모임을 가져왔으며, ‘삼▽회’는 ○군사령부 예하 암호장교(준사관) 37명이 분기별로 모임을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다.

군 수사당국은 대구 ××고교 출신 육 해 공군 현역 및 예비역 장교 181명의 모임인 ‘국군 ××고 동문회’와 공군 △△병과 중령급 이상 장교 56명의 모임인 ‘팔▽회’ 등도 올해 5월과 6월 각각 ‘비인가 서클’로 적발, 해당부대 지휘관에게 해체토록 지시했다.

군인 복무규율은 ‘군인은 군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를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군 수사당국은 ‘비인가 서클’이 군 내부단결을 저해하고 지휘체계를 문란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고 보고 지속적인 단속을 벌여왔다.

안의원은 “비인가 서클은 그 자체보다는 향후 사조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욱 크다는 점에서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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