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종을 하면 왜 안 되는 걸까.
최근 타종 취소를 결정한 국립경주박물관은 종의 안전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종이 주조된 지 1200여년이 지났기에 타종을 할 경우,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 96년부터 안전진단을 해왔으나 아직도 그 안전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이같은 상황에선 타종을 할 수가 없다.”
그러면 지난해 11월 문화재위원회는 왜 타종 가능으로 결정을 내렸을까. 경주박물관은 당시 “비파괴검사 결과, 타종이 불가능할 정도의 결함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래서 ‘타종할 수 있다’는 결정을 내렸던 것이다. 물론 안전에 문제가 생기면 즉각 타종을 중단한다는 단서 조항이 있었지만.
그러나 경주박물관은 이번에 1,2년 더 경과한 뒤 다시 비파괴검사를 해 강도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관찰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야 종의 강도가 이전보다 약화되어 가는지 어떤 지를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종은 소리를 낼 때 존재 가치가 있고 타종을 할 경우 보존에 더 도움이 된다는 타종론. 성덕대왕신종은 후대에 물려주어야 할 것이기에 한부로 타종을 해서 훼손시켜선 안된다는 타종불가론. 종의 안전이 ‘문제’가 된다면 타종을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진짜 ‘문제’는 그 때 그 때 분위기에 따라 “치겠다, 치지 않겠다” 하며 오락가락하는 데 있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