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信保외압수사]다음주 朴前장관 소환이 고비

  • 입력 2000년 9월 29일 18시 41분


신용보증기금 대출보증 외압의혹 사건 수사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수사착수 후 열흘이 다 되어가는데도 수사는 신보 임원 등에 대한 ‘주변 수사’를 맴돌고 있다.

의혹의 중심인물인 박지원(朴智元) 전 문화관광부 장관에 대한 소환도 다음 주에나 이뤄질 전망. 검찰은 “뚜렷한 물증이 없는데다 관련자들의 진술도 엇갈려 진행이 더디다”고 말했다.

외압의혹의 출발은 이씨의 주장과 추정. 수사는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다.

이씨는 지난해 2월 당시 박 지원공보수석으로부터 아크월드에 대한 대출보증 압력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또 이 전화를 받은 직후 손용문 이사 집무실로 찾아가 보고했으며 영동지점의 박모, 이모 팀장에게 이와 관련된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모, 이모 팀장은 그런 일이 없다고 상반된 진술을 했다.

검찰은 “외압의혹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결정적인 물증이나 진술은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이 부분은 박 전장관을 다음주 소환해 조사해봐야 어떤 결론을 내릴 수 있을 전망이다.

이 사건 수사는 외압의혹 수사에 앞서 이씨 개인비리―이씨 도피방조―이씨에 대한 사직동팀의 청부수사 및 사표 강요여부 등의 순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가운데 이씨 개인비리와 도피방조 의혹에 대해서는 수사가 거의 완료되거나 중단된 상태.

이씨의 개인비리 혐의는 ‘단 한 푼도 안받았다’는 이씨 주장과 달리 혐의내용 거의 전부가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는 법원에 의해서도 일단 인정(구속영장 발부)됐다. 도피방조 수사는 중심인물들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데다 일부에서 ‘물타기’ 의혹을 제기해 사실상 중단됐다.사직동팀의 청부 또는 보복 수사여부에 대해서도 검찰은 ‘제보 수사’ 쪽으로 심증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이씨에 대해 ‘개인적 불만과 공분(公憤)’을 가지고 있던 신보 내부인사의 제보에 따라 이뤄졌다는 것이다.

사표제출 강요 부분에 대한 이씨의 주장은 최 전이사장이 청와대 등의 압력을 받고 자신에게 사표를 내라고 강요했으며 지난해 4월27일 이사회에서도 직접 지시를 했다는 것. 그러나 신보 이사들은 모두 “그날 이사회 자체가 없었다”고 상반된 진술을 했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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