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비서관은 이날 오후 8시반경 검찰조사를 마친 뒤 서울지검 기자실에 들러 “이씨의 비리혐의나 사표문제로 최 전이사장과 통화를 한 기억이 없다”며 “다만 최 전이사장이 전화를 했다고 하니 그게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비서관은 또 “이씨에 대한 사직동팀의 수사보고도 받은 기억이 없다”며 “당시 고위공직자가 연루되지 않고 액수가 적은 사건은 내가 보고받지 않고 행정관이 판단해 검찰에 내려보냈다”고 말했다.
사직동팀이 이씨를 수사한 과정에 대해 박 전비서관은 “먼저 이씨에게 돈을 줬다는 사람들부터 탐문하는 식으로 혐의를 확인했어야 했다”며 “호텔 등에서 직접 수사한 것은 통상의 업무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손 전이사의 진술을 통해 최 전이사장의 석연치 않은 행적이 발견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손 전이사는 지난해 4월29일 최 전이사장이 2차례 전화를 걸어 이씨의 비리 혐의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진술했다.
손 전이사는 “당시 첫번째 통화에서 최 전이사장이 이씨의 됨됨이를 물어 ‘능력 있고 좋은 사람’이라고 대답한 뒤 다시 전화가 와 ‘알아보니 형편없는 사람이더구먼’이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같은 손 전이사의 진술은 두 통화 사이에 최 전이사장이 누군가를 통해 이씨 문제를 알아봤고 그 과정에서 이씨의 사표제출 문제를 논의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