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信保 이운영씨 외압조작 가능성"…수사결과 10일 발표

  • 입력 2000년 10월 9일 19시 37분


신용보증기금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이승구·李承玖 부장검사)는 9일 신보 전 영동지점장 이운영(李運永)씨의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는 옛 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간부 송영인(宋永仁)씨의 집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메모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메모에는 ‘(이씨가) 박지원(朴智元)문화관광부장관의 전화를 받고 신보 손용문(孫鎔文)이사를 찾아감’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메모는 처음에 ‘(이씨가) 박장관의 전화를 받고 손이사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적혀 있었는데 나중에 ‘전화를 걸었다’는 부분이 지워지고 ‘찾아감’이라는 부분이 삽입돼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에 따라 이 메모를 누가, 왜 작성했는지에 대해 수사중이다.

검찰은 또 박전장관이 압력전화를 걸었다는 내용이 이씨가 작성한 각종 문건 중 지난해 4월 작성된 자필 일기장 등에는 등장하지 않고 그보다 한참 뒤인 같은 해 6월 말에 작성된 자필경위서 등 4곳에만 등장한 점 등으로 미뤄 압력전화 부분을 나타내는 문건이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의 입장에서 볼 때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가장 솔직하게 적었을 것으로 보이는 자필 일기에 박전장관의 압력전화에 대한 언급이 단 한차례도 없었다는 점이 이상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씨의 개인비리와 관련, 이씨가 대출보증 사례로 받은 돈이 당초 6개 업체 1400여만원에서 15개 업체 2700만원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씨를 10일 구속기소하고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이씨 변호인단에 소속된 한나라당 정인봉(鄭寅鳳·변호사)의원은 이날 서울지검 기자실을 방문해 “검찰이 박전장관과 이씨의 대질신문을 40분만에 끝내는 등 수사를 졸속으로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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