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이 지역별로 천차만별이다. 같은 유종, 같은 정유사 제품이라도 지역에 따라 ℓ당100원 이상 차이가 나는 등 휘발유 시장에서 ‘지역차’가 심해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가 6, 7월에 조사한 ‘석유제품 유통실태’에 따르면 주유소간의 최대 가격차는 무려 312원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는 극히 비정상적인 경우지만 이런 극단적인 사례를 제외하더라도 지역 간 가격차는 작지 않다. 응답 주유소 234개 중 휘발유 판매 가격이 ℓ당 1140원 미만인 곳은 34개, 1200원 이상이 82개로 나타났다.
9월중 지역별 평균 판매가격에서도 ‘지역차’는 마찬가지였다. 서울과 부산 대구 인천 등이 1308∼1322원인 반면 충북 전북 등은 이보다 최대 40원 이상 낮았다. 최고가격(1350원)과 최저가격(1220원)간의 차이는 무려 130원.
정유업계에서는 이 같은 가격차는 ‘덤핑유’유통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유사의 비정상적 유통경로를 통해 흘러나오는 덤핑유는 대개 현찰 거래여서 그만큼 주유소의 구매가격이 싼 것이다. 또 서울 등 수도권이나 대도시에 비해 군소도시 읍면 지역일수록 지대나 금융비용 부담이 작아 가격 인하 여력이 많다. 최근에는 수입유류도 가격차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가격경쟁에 의한 것도 있지만 덤핑유 등 비정상적인 거래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