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 꽃게’ 먹은 임신부 기형아출산 우려 낙태

납이 든 중국산 꽃게장을 먹은 임신부가 기형아 출산을 우려해 낙태수술을 한 것으로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울산 동부경찰서는 “8월10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 S수산이 판매한 납이 든 꽃게장 4만8000원어치를 울산의 한 시장에서 사먹은 임신 6주인 정모씨(31·울산 동구 화정동)가 기형아 출산을 우려해 같은 달 29일 집 인근 K산부인과 의원에서 낙태수술을 받았다”고 12일 밝혔다.

낙태수술을 한 산부인과 의사는 당시 소견서에서 “임신부가 납이 든 꽃게를 먹었을 경우 태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틀림없으나 기형까지 가져올 수 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씨와 함께 꽃게장을 먹은 뒤 두통과 복통, 소화불량 등을 보인 정씨의 어머니 김모씨(65)는 울산대 병원에서 받은 건강검진에서 ‘납 성분이 든 음식물을 먹은 것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는 통보를 받고 조만간 정밀진단을 받을 예정이다.

경찰은 정씨 등이 먹다 남긴 중국산 꽃게장에서 손가락 마디 크기의 납 13개를 검출했으며 이 꽃게장을 10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성분분석을 의뢰했다.

정씨 가족은 당시 꽃게장에서 납을 발견했지만 낚시하다 들어간 이물질인 줄 알았으나 납꽃게가 사회문제화되자 경찰에 신고했다.

울산 동부경찰서는 이와 관련해 12일 납이 든 중국산 꽃게장을 한국산으로 속여 판매한 혐의로 S수산 대표 이모씨(54)를 식품위생법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공장장 한모씨(58) 등 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꽃게 수입업체인 인천 W수산, 부산 J무역 등으로부터 2억9000만원 상당의 중국산 꽃게 4만1845㎏을 구입해 가공한 뒤 ‘내 고향 참맛 활암 꽃게장’ 등의 상표를 붙이고 원산지를 서해 연근해산으로 속여 홈쇼핑 채널 등을 통해 전국에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울산〓정재락기자>jr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