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李海瓚)정책위의장은 “내용은 건설교통부 정책인데 형식은 국토연구원 검토자료로 발표하는 등 정부가 정공법이 아니라 변형된 방법을 쓰고 있다”며 “솔직하지도, 당당하지도 못하다”고 비판했다.
수도권지역 의원들의 비판은 울분에 가까웠다. 신교시 예정지구로 거론되는 판교 인근 성남이 지역구인 이윤수(李允洙)의원은 “이게 무슨 당정협의고 조율이냐. 당과 먼저 상의하면 우리가 거기에 땅을 사겠느냐, 경기도가 서울의 쓰레기 하치장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용인이 지역구인 김윤식(金允式)의원은 “그렇지 않아도 수도권 출퇴근 문제가 심각한데 이대로 (신도시 건설이) 추진되면 경부고속도로가 마비될 것”이라고 질타했다.
김덕배(金德培·고양일산을)의원은 “당에서 의의를 제기하고, 주민들도 반대하고 지방자치단체도 아니라고 하는데도 절차도 없이 밀어붙이는 것은 잘못됐다”고 공박했다.
두 시간여 계속된 의원들의 질타에 시달린 김윤기(金允起)건교부장관은 회의가 끝난 후 “다시 당정회의를 갖기로 하고 결론을 유보했다”고 말했다. 김장관의 말은 ‘결론 유보’쪽에 무게가 실린 듯 했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의 결론은 ‘신도시 건설 유보’였다. 정세균(丁世均)제2정조위원장은 “건교부가 공식적으로 신도시 개발을 발표한 적이 없다”며 사실상 신도시 개발계획이 유보됐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한 의원은 “신도시 개발은 오늘 회의로 물 건너갔다”며 “건교부가 이 문제를 다시 들고 나온다면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